노인과
여자 여자와 노인은 무슨 일이
있었을까?
예전에는 두
사람이 만나도 그럭저럭 잘만 지내더니 이상하게 노인이 바뀌었다.
어디 가서
곤드레만드레 술을 마셨는지 대전역 광장에 나타나서는 여자를 보자 말자 우는 사자와 같이 잡아먹을 듯이 욕설을 퍼붓는다.
그런데 더 이상한 것은 여자는 노인에게
무슨 잘못을 했는지 아니면 버티는 것인지 이렇다.
저렇다.
한마디 반문이
없다.
오히려 노인을 비웃기라도 하는 양 고개를
쳐들고 하늘을 올려다보는가 하면 먼 산을 바라보고 껌을 쩍쩍 자른다.
노인은 얼마나 더 화가 났는지 더 큰
소리로 이 XXX
년
XXX
같은
년분이 치밀어 오르는지 목이 터지도록 붉은
핏대를 세웠다.
그래도 여자는
목석이었다.
노인은 핏대가 터지도록 더 크게 소리
질렀다.
이 XXX
년
XXX
같은
년아!
어디 입이 있으면
속 시원하게 말이나 해봐.
글쎄 이 모습은 정말 내가 알고 있던
노인의 모습의 모습일까?
평소에 점잖고
말이 없던 분이 도대체 둘 사이에 무슨 비림이 있기에 이렇게까지 사람을 망가뜨렸을까?
평소에 개를 좋아하는지 가끔 보면
애완견을 안고 나오기는 날이 많았고 또 어느 때에는 개 사료를 사서 어가는 뒷모습을
보기도 했다.
겉보기에는 바른 말이지 법 없이도 잘
살아갈 분이라는 칭찬이 가득했는데 돌연 미친개처럼 이렇게 홀로 부르짖고 있으니 작은 일은 아니고 큰 뭔가가 둘 사이에 있는 게
분명했다.
어젠가는 집에 전기장판이 고장 났다고
새것 하나 사서 간다며 집으로 들어갔는데 이게 웬 불벼락이란 말인가?
사람이 참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하더니
더는 못 들어 주겠는지 여자가 드디어 포문을 열었다.
“이
XXXX
XXX 놈아!
나가서
죽어라.
이
xxxx
야.”
점점 사태가
굵어지더니 이내 두 사람은 엉켜서 엎치락뒤치락한다 싶더니 여자가 노인을 밀어버리자 노인은 넘어지면서 아스팔트 위로 머리가 먼저 떨어지고 붉은
피가 흥건하게 고인 채.
노인은 죽었는지
살았는지 움직일 줄 몰랐다.
이때 지나가던 한 사람이
119에 전화하면서 구급차가 왔고 뒤이어
경찰이 도착해서 조사하기 시작했는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다들 모른다고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는 그 여자와 노인을 싸잡아서
욕했다.
경찰은 일단
노인을 병원으로 실려 보내고 여자를 연행했다.
그 후 돈을 주면
모를까.
나서지 않았으며
불행하게도 노인은 일주일째 병원에서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한 열흘 후에 노인은 의식을 되찾았으나
말을 못하는 것인지 안 하는 것인지 그렇게 흐지부지 사건은 종결되고 말았다.
이 세상에 얼마나 더 기가 막히고 말도
안 되는 일이 많을까?
알면서도 모른 척
돌아서거나 잡아떼는 경우가 많을까?
아무리 나 혼자만
잘해도 안 되는 세상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은 어디로 갔는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