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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
담배 끊는 이야기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2180 등록일: 2010-10-28
담배 끊는 이야기

오늘 남자 셋이 모였습니다
이러쿵저러쿵 서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가을 햇살 아래 포근한 정담으로 나누다가
드디어 남자들 사이에서 빠지지 않는 담배가
주제로 나왔습니다
살기도 어려운데 담배를 끊느니 마느니
보건소에 가서 침을 맞느니 마느니
자기네 집 큰아들은 마음을 독하게 먹고
어느 날 담배를 끊었다느니
말 못하고 죽은 귀신 없다고
이리저리 둥둥 뜬 담배 이야기가 가득했습니다
그러다가 한 사람이 결정적인 한방을 쳤습니다
"담배 피우고 이빨 빠졌다는 이야기 들어봤어
못 들어 봤지 담배 피우고 이빨 하나 둘 빠지면
담배 피울 사람 없을 거야"
이 말에 다들 웃었고 누군가가
한마디 보탰습니다
"담배 피울 때마다 이빨 빠지면 담배 끊을 테니
전매청 문 닫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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