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비가 자주 내리고 있습니다 역시 또 오늘도 비는 내렸고 나무는 비를 맞았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오늘 참 특이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뭐냐고요 마을 어귀를 돌아가는데 바람이 아득히 멀리에서 오는지 축구공에서 바람 빠지듯 아주 약한 느낌으로 제 살갗을 스쳐 가더군요 그런데 평소에는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지냈었는데 길가로 나란히 심어 있는 나무들이 한 종류가 아니고 여러 가지 종으로 섞여 있더군요 비는 내리고 바람은 약하게 쓰러져가는 그런 느낌으로 점점 아득해지고 나무들은 비를 맞는데 버드나무는 긴 가지를 최대한 늘어뜨린 채 가끔 바람이 움직이면 털털거리고 털어버리고 플라타너스 나무는 가지로 하늘을 받치고 서서 최대한 가지를 벌려 한 방울의 빗물이라도 다 받으려 애를 쓰고 있는 듯했고 벚나무는 잎이 무성한 채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그저 바람이 휩쓸리는 분위기에 못 이겨 손을 흔들고 있었습니다 이 모습을 한참이나 보고 있던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 나무들은 비를 맞는 것이 아니고 외우고 있구나 이렇게 저렇게 비를 맞으면 맞는 대로 비를 형용하느라 비에 대해서 외우고 있구나!"라고 감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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