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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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자다가 새벽 무렵 하얀 치통을
어금니로 깨물었다.
얼마나 치통은 집중하는지
움직일 수도 없을 만큼 퍽퍽했다.
아니 도대체 이 작은 체구에서 무엇이 나온다고
빼 먹겠다고 인정사정없이 밀어닥치는지
알면 차라리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고
관계를 끊으면 될 것을.
내 육체 안에서 나도 모르는
그 어떠한 공연이 있어
많은 관람객이 기다리고 있었든가 싶다.
잊었다 싶으면 달콤한 사과 살짝 깨물까 싶을 때
혹은 찬물이나 음식을 먹는다 싶으면
적토마였다.
도마뱀 꼬리 자르듯이 끊었다가
다시 치열하게 끓어올랐다가
제발 누가 이 치통을 말려 줄까.
네가 일어나 평안히 가라.
네가 치통을 내려놓고 평안히 일어나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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