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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
스스로 죽는 법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7560 등록일: 2015-09-24

스스로 죽는 법

 

그의 아내가 집을 나갔다. 남편도 아이들도 다 버리고 훌쩍 어디론가 떠났다. 그는 반미치광이가 되어 밤이고 낮이고 열심히 술만 마셨다.

그리고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잔뜩 술에 취해 살림이고 뭐고 다 팽개치고 돌아다녔다. 그 무엇을 해도 손에 잡히지 않는 듯했다.

누가 위로한들 업어질 상처도 아니고 오직 자신의 바른 의지로 벗어나야만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그래야 아이들도 살고 가정이 살아낼 기회가 된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미친 듯이 울고 유치원도 안 가고 먹지도 않고 엄마만 찾는데 나는 순식간에 비몽사몽이 되었다.

뭘 어떻게 해야 도와주는 것일까? 할 수만 있다면 피를 갈아주듯 마음을 갈아주고 싶은 간절한 마음뿐이었다.

이렇게 보고만 있다가는 정말 큰 일 나겠다. 싶으면서도 바라보는 나 자신이 흔들렸다. 내가 무엇을 잘못 했을까? 내가 무슨 큰 죄를 지었을까? 가슴은 아련히 꺼져갔다.

차라리 이럴 때 내가 복지사업이라도 한다면 아이들이라도 데려다가 따뜻하게 먹이고 입히면서 재울 텐데. 저 친구가 정신 차릴 시간이라도 벌 수 있을 것인데.
왠지 나까지 미쳐가는 모양새였다. 한 사람은 집 나간 아내 때문에 또 한 사람은 집 나간 아내를 가진 친구 때문에 어딘지 모르게 닮아 가는 것 같기도 하고 지쳐서 아스라이 쓰러져 가는 한 알 수 없는 분위기 속의 사태. 사람이 산다는 것이 무엇일까? 나 하나로 끝나지 않고 멀쩡한 주위 사람들까지 초토화를 당하고 있다.

내가 받을 고초를 저들이 받는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고 가슴이 아파져 온다. 정말이지 집 나간 사람은 오직했으면 나갔을까? 그러게 있을 때 잘 하지 하는 마음에 남의 일 같지만은 아닌 듯하여 다시 한 번 정신을 쥐어 잡는다.

남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새삼스러운 생각이 들어온다. 마음으로만 해야지. 해주어야지 다짐하면서도 늘 뒤로 쳐지기만 했던 내 모습이 왜 그렇게 낯설고 무의미하고 미워 보이는지 견딜 수 없는 자책감에 시달린다.

하나님! 내 친구를 살려 주십시오.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온 힘을 다해서 식은 땀방울이 맺혀 떨어지도록 집중한다. 그리고 점점 회복하여 돌아오는 그의 모습을 그리며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그놈의 술이 뭐기에 마지막 남은 가정까지도 파탄으로 몰아간단 말이냐. , 누가 술을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무척 잔인하다.

사람의 정신을 망가뜨리고 현실을 부정한 채 절망의 나락으로 빠지다니 필요 없는 악읜가? 아니면 필요한 악읜가? 절대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일은 또 터졌다. 알코올성 치매라니. 이런 청천벽력이 또 어디 있다는 말인가?

술을 얼마나 어떻게 먹었기에 그렇게까지 사람이 망가졌다는 말인가? 이리저리 연락해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허망하다. 씨름이 깊어 잠이 오지 않는다.

그렇게 술 마시지 말라고 부탁했건만 결국, 쇠고집 때문에 인생이 망가졌다. 끊지 못하면 다만 줄이기라도 했더니 이게 뭔가? 내 마음을 조금만 알아주었더라면 그래도 괜찮았을 것을.

인제 앞으로 무엇을 어찌한단 말인가? 하나님께 내게 기도 훈련을 시키시려니 낮아지는 마음을 가진다. 모두의 빠른 쾌유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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