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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식사 초대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7487 등록일: 2015-09-17

식사 초대

 

남고 처짐이 없이 고스란히 천연스러운 빛을 그대로 가진 달이

우리 집 마당 위에 마실 나왔다.

달이 뜨는 날이면 왠지 모를 싸늘하고 차가운 듯한 알 수 없는

세상에서 생물이 살아 움직이는 느낌을 받는가 하면  

오른쪽으로든지 왼쪽으로든지 절대 치우침이 없는  

형편을 살려 그대로 떠오르는 솔직하게 사는 모습이 신선하다.  

이런 날이면 꼭 아버지 말씀이 피어오른다.  

차린 밥상에 수저 하나만 더 놓으면 되는데.

마침 잘 됐다.

김치 겉절이에 깻잎 장아찌 먹던 반찬에 수저 하나만 더 올려놓고

달을 불러 식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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