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 치다
기도 하는데 귓전에 저 멀리 아련하게 들려오는 칫솔질 소리가 들린다.
누구이기에 저렇게 열심히 이를 닦고 있을까.
살그머니 실 눈을 떠 바라보니 맞은 편에서 그가 공책을 앞에 놓고 그림도
아닌 글씨도 아닌 낙서를 치고 있었다.
펜은 미친듯이 공책을 가로질러 광란의 질주를 신 들린 사람처럼 하고 있었다.
속풀이를 하려나.
살풀이를 하는 것인가.
풀이는 풀이인데 어떤 마음의 비상구에서 뛰쳐나오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를 그토록 미치도록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냥 그렇게 무엇인가 알수 없는 것들에 대한 표현이겠지
말할 사람도 없고 자신의 마음을 들어줄 사람도 없으니
그 홀로 속풀이에서 빼져나오는 각인 된 심리적 반문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