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바다 海月 정선규
악몽 같은 3개월 꿈이었으면, 꿈이었으면
전신 55% 3도 화상 입은 엄마는 고통 속에서
현실전환을 헤아리며 인동초처럼 영혼에 삶이라
각인시키고 있을 때 남매는 꺼져가는 엄마의 생명을
소생이라 부르며 기다릴 줄 알았다
사랑하는 아들은 간호인으로 단상에 오르고
딸은 병원비 장만에 그녀의 영혼이라도 다 팔듯
자존심은 그 어디에도 두지 않은 채 험한 세상이
전혀 무서운 줄 모르고 간담이 서늘하게 뛰어다니다
때로는 하늘을 우러러 세월이 약이겠지요. 눈물을 삼켰다
어느 날 홀연히 엄마는 하늘과 땅 사이 놓인
사닥다리 타고 아스라이 저 구름 속 깊은 곳으로
하염없이 빠져 들어가 다시는 돌아올 수 없을 것만 같은
아득한 느낌은 떠날 줄 모르고 그윽하기만 한데 은은하게
내재한 마음의 소망은 싱그러운 아침의 향기로 물씬 풍겨왔다
점점 엄마의 죽음이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화촉을 밝혀가듯 숨이 막힌다 싶더니만 신은 마음을
돌이켰는지 불현듯 간암 말기의 시한부 인생으로
살짝 눌러 아들의 간을 엄마의 몸 안으로 옮겨심게 하는
생명의 융통성을 주었다.
사랑의 빚은 생명으로 핀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