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씨네 삼겹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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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는 결결이 얇은 속살을 벗기느라 쉴 틈도 보이지 않는다.
얼마나 결을 닦고 또 닦았는지 문득 깎여 나가는 대패 삼겹살 아까운 줄도
모른다.
생소나무라서 그런지 조금은 살빛이 붉게 혹은 굵게 서려 있다.
대패의 행복을 알 것만 같다.
한결 같은 삼겹살을 오들오들 삼키며 뱉어내자 쫄깃한 졸대 같은 살이 나오고
한 겹 한 겹 깻잎에 싸서 씹는 맛에 입 다물 줄 모른다.
김 씨 아저씨는 우리 동네 목공소 사정이 아니고 정육점 사장인가보다.
밀고 또 밀고 그렇게 밀다보면 싱싱하고 윤택한 섬유질이 질펀한 고기에 다림질하면
대팻날은 고들고들 결이 잡히는 대로 씹히는 맛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