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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글쎄 올시다.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8142 등록일: 2014-12-18
글쎄 올시다.

글쎄 세상에 애환이 서리지 않는 삶이 어디 있으며 상처 한 번 받아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마는 때로는 우리의 편견이나 다른 사람의 속을 보지 못하고 겉모습만 가지고 판단하고 정죄하는 많은 죄를 짓는다. 어디 이 세상의 모든 삶이 똑같을 수 있으며 사람들의 입 살이 한 번 앉히지 않고 지나가는 직업이나 직장이 있겠는가? 우리네 삶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사회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는데 말이다.

우리가 다 아는 것 같아도 사실 삶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기에 아니 사람은 그 누구나 다 장 · 단점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매우 쉽게 판단하고 아주 간단하게 오해를 한다.

사람도 겪으면 겪을수록 겉보기와는 전혀 다른 뭔가 신선하면서도 보는 사람 스스로 오해였음을 깨닫게 해주는 올바른 사람이 있다.

내 한 때는 간호사를 나이팅게일을 읽고 맹목적으로 천사로 여기며 살았던 적이 있지만, 지금 병원생활을 하면서 요즘 간호사들은 참으로 직업에 대한 사명감 생명에 대한 사랑도 없이 그저 가격증이나 따서 먹고 살기 위한 단순한 마음에서 시작하는 구나. 탄식에 젖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내 고정관념의 틀을 과감하게 알에서 깨고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있으니 정말 이젠 역시 천사이구나. 내가 많은 편견과 오해를 가지도 바라보았구나. 하는 마음이 간절하게 돌이켜진다.

간호사 하면 보통 무엇이 생각나는가? 치과, 안과, 산부인과, 신경외과, 내과, 소아과, 외과, 응급실, 화상치료 하고 수술실 들어가고 급한 교통사고 환자를 침대에 눕혀 급히 수술실로 내달리는 모습들이 매우 인상적이고 익숙해져 있다. 하지만 꼭 그것만은 아니다. 우리는 흔히 의사, 간호사하면 꼭 피를 보아야만 하는 것처럼 생각한다.

이것이 생각의 착오이며 오해와 편견이다. 왜 그럴까? 나도 처음에는 정신과라면 별로 그렇게 좋은 인상보다는 왠지 꺼림직하고 사람을 잡아가고 강제 입원시켜 평생 감옥 같은 곳에서 갇혀 지내는 아주 이 시회에서 존재할 수 없는 곳으로 여겼다. 영화 같은 데서 보면 멀쩡한 사람도 가족 간의 재산 상속이나 더 한 발 나가서는 빼앗기 위해서 혹은 자신의 범죄를 숨기기 위해서 형제의 불화와 갈등으로 인해서 현재 정신보건법에 의해 의무동의자 2명의 서명과 전화만 있으면 얼마든지 잡아놓는 것이 보통이다. 그래서 환자들은 보이던 직원이 보이지 않으면 또 누구 잡으러 가나할 정도이다. 그러나 이와는 매우 대조적으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 환자들의 쩌려버린 똥, 오줌 냄새나는 곳에서 눈 한 번 제대로 찌푸리지 않은 채 식사를 하고 환자들의 이야기도 들어주며 탁구도 치고 마음도 풀어주면서 묵묵히 그들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얼핏 보기에는 아무 것도 하는 일 없이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가장 힘들고 열악한 것이 있다면 물론 보수 문제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정신 멀쩡한 사람들이 아침 일찍 출근해서 정신질환자를 상대하고 돌봐주고 관찰하고 기록하고 외진 계획 세우고 외진병원에서 약 들어오면 환자별로 분류하고 때로는 인권교육도 받으며 똥, 오줌을 받아내는 남자 직원들과 하나가 되어 보이지 않는 일을 하고 있다.

온종일 정상적인 사람들과 만나서 정상적인 일을 하면 이들도 더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기에 화가 나도 정말 참지 못할 환자들의 행동에도 자신의 성질을 죽이고 먼저 환자를 보살피는 사람들이다. 정상인들끼리라면 인격적으로 대화하고 서로 조화를 이루어 하나가 되는 일이 쉽겠지만 어디 그렇던가. 정신질환자는 어디까지나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기에 우리의 생각하고는 아주 다르고 말을 해도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정신연령이 낮은 사람부터 정말 귀신 들린 사람도 있고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으며 뭔가 한쪽 나사가 빠진 듯한 멍한 사람도 있다. 그런가하면 알코올 환자들을 관리하기 위해서 외박 외출 시 검사하고 밖에서 혹시 위험한 물건은 가지고 들어오지 않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그리고 거기에 맞는 처방을 내리고 환자들의 상태나 생활을 주치의에게 보고해야 하고 만약의 화재에도 대비하여 항상 모든 병동에 있어 안전관리 시스템을 모색하기도 한다. 매주 물품도 신청 받아 접수해야 하고 물품이 들어오면 파악해서 나누어주어야 한다. 또 보호실에 있는 환자들에게 아주 특별한 신경을 써야 하는가 하면 역시 커피와 담배 등 자재가 되지 않는 환자들을 위하여 매 시간마다 하루 7번씩 나누어 2개비씩 내주어야 하고 맡아서 온종일 챙겨주어야 한다.

누가 언제 외출과 외박을 나가고 산책을 나갔는지도 살펴보고 기억하고 있다가 하나도 빠짐없이 기록도 해야 하고 그야말로 환자들과 일상을 함께 한다. 정말 그들은 미쳐버릴 듯한 근무를 하고 있다. 매일 정신질환만 상대하다보면 온종일 정신없이 돌아갈 것이다. 때로는 자신도 미쳤는가 싶을 정도로 그 정신적 고통이 심할 것이다. 그래서 일주일에 하루 이틀 쉬어야 한다. 그렇게 재충전하고 정신을 맑히고 다시 출근해야 한다.

어떻게 보면 정말 미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일을 그녀와 그들은 오늘도 온힘을 다해 감당하고 있다. 때로는 환자를 묶고 잡아들이고 몸싸움도 불사하면서 남들이 꺼리는 일에 직면하여 자신이 왜 이런 일을 하고 있는지 또 해야만 하는지 하는 마음의 갈등에 부딪혀 매우 고통스러운 날도 있다고 한다. 그들 스스로도 이게 사람이 할 짓인가? 많은 회의적인 마음의 고통에 시달리면서 정말 하루에도 몇 번씩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지만 그래도 어찌하랴! 먹고 살아야 하는 것을.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기에 그저 그렇게 하루하루를 감내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사소한 문제로 환자들을 만나야 할 때도 있고 많은 오해와 편견으로 정말 환자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한다. 어디인들 온전하고 완벽한 곳이 있겠는가? 만약 그런 곳이 있다면 그곳은 천국일 것이다.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면 그들의 뿌리 깊은 환자들에게 말하지 못하는 삶의 애환이 있다. 그야말로 현대판 천사들이다. 환자가 똥 쌌다고 못 싸게 할 수도 없고 해봐야 가장 좋은 방법이 성인용 기저귀를 채우는 일일 뿐 결국 직원의 손이 가야 마무리가 된다. 각각 다 다르게 나타나는 정신질환자들을 일일이 다 들여다보면서 환자와 치유의 과정을 최전방에서 지켜가고 있다. 막노동은 육체적인 것이지만 이들은 정신노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문제 있는 병원에 문제 있는 직원도 있으나 그렇다고 다 그런 것은 아니며 악의적인으로 환자를 괴롭히는 직원은 전혀 없다. 이렇게 세상은 상생하는 것이리라.

서로 부족한 부분을 치료와 받음으로 채워져 하나가 되는 기적의 형체가 매일 이루어지기를 간곡히 바란다.

좀 더 알지 못해서 그렇지 알면 알수록 환자도 직원들도 모두 순수하고 마음이 천사처럼 곱게 아주 눈이 시려 제대로 바라보지 못할 정도로 서리 빛이 난다.

세상 어느 간호사가 정신병원 일을 하겠는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달란트가 다를 뿐이며 다른 사람이 꺼리는 어쩌면 3D업종에서 힘들게 일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때로는 서로 한다고 해도 서운할 때도 있고 섭섭하여 왠지 거리감이 생기고 낯설기도 하지만 이 과정이 있어 다음 과정이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사람은 이렇게 부대끼면서 서로를 알아갈 수 있는 시공을 함께 하며 걸어가는 것이리라.

그래도 다 인연이 되어 만남 사람들이니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 아무튼, 2015년 새해에는 직원들도 환자들도 건강하게 잘 지내기를 바란다.

현대사회가 복잡하고 다양해지면서 우리는 많은 정신을 잃어가면서 육체적인 건강에 앞서 정신건강이 더 필요한 이 시대를 살고 있다. 어디 정신질환이 따로 있는가. 엄밀하게 말하면 병원에 있는 사람보다 밖에 있는 사람들이 더 많다. 결국 우리 사회가 불법이 성행하여 가고 사랑이 식어지면서 매우 당연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절망에 이르는 병은 절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일등 하는 사람도 꼴찌 하는 사람도 쫓고 쫓기면서 지키느냐 빼앗기느냐 생존시대에 살면서 어디 누구 하나 제대로 정신을 차리겠는가. 우리에게 닥치는 환난은 언제나 도적같이 온다. 그래서 충격 받고 정신 줄 놓는 사람이 어디 하나 둘이던가.

앞으로 이들의 사명은 더욱 중요하고 요긴하게 쓰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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