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타들어 가는 하늘 아래 칠흑 같은 어둠이 송이송이 떨어지고 있다.
빛은 구름에 기름 바른 듯 쏙 빠져 들어가고 낮의 발자국은 낙엽처럼
바람에 쓸려갈 때 자꾸만 검게 부풀어 오르는 검정 누룩은 저녁으로 잠겨 들어간다.
글쎄 누군가 멍석말이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게 낯이 두꺼워지면 어두워지나니 세상은 오래 살고 볼 일
말았다가는 깔았다가 거참 누가 일하다가 쉬러 갔는가.
그 사이 밤은 멀리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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