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서 여름으로 남쪽에서 불어오는 봄 옷자락 끝으로 따사로운 볕이 새어들어 온다.
나뭇잎은 쫑긋 세상 밖으로 귀를 기울이고 고개를 들어
기지개를 켜더니 가슴을 풀어 꽃 파티를 즐긴다.
봄을 떠나는 꽃은 지고 여름을 찾아오는 꽃은 피건만
피고 지는 어김없는 계절에 쓸쓸함을 느끼며 봄의 처세술에서
여름의 처세술까지 이어져 술렁이는 파도를 본다. 나는 꼭 이맘때면 가는 봄으로 아쉬워할 줄을 알아
오는 여름으로 기뻐할 줄 아는 슬럼프를 지그시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