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규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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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의 고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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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선규 |
추천: 0건
조회: 22821 등록일: 2014-11-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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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의 고통 치통 한 모금 깨물었다 아주 오랜 친구를 만날 것처럼 아득히 깨물어져 쌓인 묵은 이야기 한 구절 아물아물 치통을 머금어 떠오른다. 그가 앉았던 오른쪽 좌석에서 살며시 일어나더니 슬그머니 왼쪽 좌석으로 옮겨 앉는다. 가까이하기에 너무 먼 당신처럼 아주 멀리 있는 듯하면서 아주 가까이 있는 듯 비스듬히 비추어온다. 우리 집 장독엔 된장 있지. 우리 동네 시냇가엔 물이 흐르지. 우리 집 고추장은 지독히 맵지. 지그시 이를 깨물자 치밀하게 치통은 새들어온다. 치통을 잊고자 왼손가락 펴서 별을 세고 오른손가락 펴서 죽은 날 파리를 센다. 잇몸에서 옷을 갈아입듯 목부터 치밀어 오는 치통 꽉 차오르는 아픔은 목을 타고 영혼을 압박하는지라. 육체의 고통은 더 아득히 밀려온다. 영혼과 육체 사이에서 겪을 수 없이 다다른 갈등은 지쳤는지 다시 부어오른 잇몸 따라 음성적으로 스며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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