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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내 영혼의 고통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23187 등록일: 2014-11-07

내 영혼의 고통

 

치통  모금 깨물었다 

아주 오랜 친구를 만날 것처럼 아득히 깨물어져 쌓인 묵은 이야기 

 구절 아물아물 치통을 머금어 떠오른다

그가 앉았던 오른쪽 좌석에서 살며시 일어나더니 슬그머니 왼쪽 좌석으로 옮겨 앉는다

가까이하기에 너무 먼 당신처럼 아주 멀리 있는 듯하면서 아주 가까이 있는 듯 비스듬히 비추어온다

우리  장독엔 된장 있지우리 동네 시냇가엔 물이 흐르지우리  고추장은 지독히 맵지.

지그시 이를 깨물자 치밀하게 치통은 새들어온다

치통을 잊고자 왼손가락 펴서 별을 세고 오른손가락 펴서 죽은 날 파리를 센다.

잇몸에서 옷을 갈아입듯 목부터 치밀어 오는 치통

 차오르는 아픔은 목을 타고 영혼을 압박하는지라

육체의 고통은 더 아득히 밀려온다

영혼과 육체 사이에서 겪을  없이 다다른 갈등은 지쳤는지 다시 부어오른 잇몸 따라 

음성적으로 스며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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