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계
밤은
퇴근을 하는데
형광등은 아직도
내 아내만 비출 테지요.
임자를 놓친 사슬이
독기를 품는 침실
그곳의 안온이 겨워
그렇게 망가진 건
아니시지요.
술잔으로 밤새
징검다리를 놓으시는
그 사연이 아마
칠흑처럼 어두운 강물하나
늘그막에 만난 탓은 아닐 런지요.
날이 새기를 기다렸다가
훌훌 벗어던지고
갈지자걸음 이리도
건너보실 요량은
아닐 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