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발(白髮)
소산/문 재학
기백(氣魄) 넘치던 젊음
검은머리 휘날리던 때가
어제께 같은데
굽은 허리를 파고드는
인고의 삶은
굵은 주름살로 남고
유수 같은 세월에 씻겼나
긴 세월에 바래어졌나
소리 없이 백발만 남았네
하나둘씩
스러져 가는 지인들의
명운(命運)이 안타깝고
피하지 못할 삶의 흔적
하얀 백발에 녹아있는
덧없는 세월이
연민(憐憫)의 정이되어
가슴을 쓰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