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목(裸木)
소산/문 재학
정겨운 새소리도
화려한 단풍도
추억의 빛으로 사라지고
서릿발로 일어서는 강추위에
앙상한 가지마다
서러움이 알알이 맺혀있네.
매서운 칼바람에
윙윙 떨고 있는
애처로운 비명 소리
파란 유리알하늘에 사무치고
밤마다 찾아드는
별빛조차
싸늘하게 얼어붙어도
여명(黎明)을 타고 흘러드는
보석 같은 한줌 햇살에
환희(歡喜)로 넘치는 화사한 봄날의
보랏빛 꿈을 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