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어머니
소산/문 재학
아버지 떠나신지 벌써 삼년
적막이 쏟아지는 텅 빈 공간
외로움과 두려움 때문에
대문과 현관문을 이중으로 잠그고도
불안한 새우잠으로 보내셨다.
자식들이야 있지만
모두 생업 따라 뿔뿔이 흩어져있고
일 년에 몇 번 다녀가는 것이 고작
매일 안타까운 전화뿐
그나마 갑자기 귀조차 어두워져가니
큰소리로 두 번 세 번 반복이다.
봄이 되니 아지랑이 피는 집 앞 텃밭에
고추. 땅콩. 고구마 등 연작(連作)을 피한
눈짐작으로 심을 구획을 해두시고
주름투성이 손길로
밭 주변 자투리땅에는 팥과 옥수수파종을 끝냈다.
쿵쿵 !. 땅콩 깍지 깨뜨리는 소리
구십대 중반의 힘이
고요한 응접실에 봄을 깨우고 있었다.
건강한 삶을 위해 매일 새벽이면
추운날씨에도 마을을 한 바퀴 도는
눈물겨운 노력이 고맙기 그지없다.
살아계시기에 누리는 작은 이 행복
아버지가 못다 한 건강한 백수(白壽)
조심스런
기대의 욕심을 천운에 빌어본다
無愛無德한 공즉시색 삶에서
뼈와 피를 나눈 몸이 그립고
살아있다는 유일한 樂이다
홀로 적막강산 빈둥지 지키는 삶은 집에 있으나 산에 있으나
매한가지로다
자식이 효성스러워야 米壽
누린다고 들었습니다
不肖 소자는 백로지절에 부모님 유택이나 다듬는 걸로
불효를 지우렵니다.
孝를 깨우쳐주는 명시
잘 감상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부모 없는 자식 있겠읍니까 마는 그 생각함이 다 같지 않으니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들 귀.간지럽지요
효는 드러내는게 아닐테니
계신듯 않계신듯 마음편히 살게 하는건 자식의 도리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