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산책길
소산/문 재학
회색빛을 뿌리는 가로등 아래로
새하얀 발자국을 남기며 걷는
눈 내리는 새벽 오솔길
뽀드득뽀드득
정적을 깨뜨리는
첫발자국의 행복이
야릇한 희열로 밀려온다.
솜털 눈에 길게 휘어진
소리 없는 대나무의 비명
몽실몽실 갈대꽃에 핀 눈꽃송이
그윽한 수묵화의 정취가 신비롭고
천지를 순백으로 물들이는
위대한 자연의 숨결은
환희의 물결로 출렁이었다.
나풀거리는 눈꽃을 음미하며 걷노라면
삶에 대한 애착은 자국마다 고이고
하얀 입김으로
건강의 열정이 탄다
산책길을 걸어볼까 해요 아마도 눈길 정취가 풍길 것 같아요
좋은 시글 열심히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