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사랑
소산/문 재학
그건 마음의 창이다.
부풀어 오르는 상념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때 묻지 않은 순수의 공간
물감이 뚝뚝 떨어지면
한 폭의 산수화로 살아나고
애정이 담긴 붓끝으로는
불타는 연서(戀書)가 된다.
가슴의 감흥을 풀어내면
아름다운 시어로 꿈틀거리는
무궁무진한 사유(思惟)의 터
종횡으로 누비며
흔적으로 남길 수 있기에
백옥 같은 너를 사랑하노라.
그러나 어찌하라.
망설임의 능력이
얼룩을 지울까 두렵구나.
아름다운 시향에 쉬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