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 여인
소산/문 재학
물안개 피어오르는 강변 산책길
가족의 부축을 받으며 걷는
팔십대 노파
“아는 사람이네”
웃음에 꼬리를 무는
다정한 그 목소리 변함없건만
치렁치렁한 삼단 같은 검은머리
백옥 같은 오뚝한 코
꽃 같은 젊음은 어디가고
세월의 바람에 실려 온
굽은 허리. 왜소한 체구에
애처로운 주름살만 가득하네.
불철주야 생업에 매달리어
청춘을 불사른 그 세월이
아쉽고도 덧없어라
건강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눈물겨운 고행 길
까닭 없는 찡한 연민이
새벽공기를 일깨우고 있었다
여하튼 고은시향에 머물러 봅니다
즐건수욜 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