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반 침하로 기울고 있는 종탑
베니스
소산/문 재학
막막한 갯벌 위에
천오백년 열정이
기적의 터전으로 꽃피웠네.
넘나드는 바닷물로
세월을 씻어 내리고
좁은 수로를 누비는
곤돌라는 삶의 빛으로 흘렀다.
대운하를 돌아가는
육중한 석조건물들이
위용을 자랑하는데
물결을 가르는 뱃머리마다
수많은 탐방객의
탄성의 메아리가 높다.
거대한 물고기 형상의 베니스
그것은
바다위에 둥둥
짜릿한 인간승리의 감동이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