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망증 혹은 치매 * / 안재동
어떤 일을 하다가 갑자기 멋진 시상이 떠올랐어 그것도 두 개씩이나 그래 잘 기억하고 있다가 잠시 후에 얼른 시를 지어야지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까먹을 수 있어 (지난번에도, 밥 먹던 중 떠오른 멋진 시상 하나 밥 다 먹고 나서 막상 적으려는데 사라져버린 적 있었지) 얼른 책상으로 가 앉아 메모를 한다
떠올랐던 시상 하나를 대충 메모 하고 나서 또 하나를 메모하려는데 아뿔싸, 다른 하나가 그만 기억에서 사라져버렸네 아무리 애를 써도 다신 그걸 떠올릴 수 없었어
놓쳐버린 그것부터 메모를 할껄... 시인은 연신 손으로 머리를 툭, 툭 친다 그러나 어쩌랴, 이미 달아나고 없는 대박!
* 월간 <시문학> 2019년 4월호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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