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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문자 시인
외사촌 언니께
작성자: 민문자 추천: 0건 조회: 2494 등록일: 2019-02-21
    외사촌 언니께

 

                                민문자

 

 

오늘 언니의 생신을 축하합니다

어느새 팔순의 문턱이 코앞이네요

세월의 흐름 가늠키 어렵습니다

흙먼지 풀풀 나던 신작로에

질주하는 자동차 무서워

안전한 갓길로 나를 배려하면서

위험한 차도로 걷던 언니

초등학교 등굣길 추억이 아롱지네요

 

언니 오빠 있는 아이들이 무척 부러웠는데

다행히 외사촌 언니 한 분이 있어

어릴 때부터 늘 언니의 보살핌을 받아 행복해요

처녀시절 찢어지게 가난한 집으로 시집가는

언니가 무척 안타까웠어요

그렇지만 이제는 누구나 부러워하는 대농의 소유자

누구보다도 성실하고 근면한 형부와 언니는

자녀들도 잘 길러 고향에서 존경받으며 사시지요

 

해마다 늦가을에 언니가 보내주는

택배 보따리 풀어보면 고향이 확 안겨왔어요

쌀 찹쌀 엿기름 알밤

노령의 언니와 형부가 농사지은

여든여덟 번도 더 손이 갔을 알곡들

늘 가슴 뭉클했어요

덕분에 좋아하는 식혜로 더운 여름도 잘 보냈지요

이제 그만 보내셔요, 노구에 탈날까 걱정입니다

 

언니

오늘은 제가 모처럼 광어와 우럭회를

인천 출발 청주 도착하는 고속버스 편에 보냅니다

인천에서 한 시간 사십 분이면 고속버스가 도착하오니

메시지대로 고속버스터미널에 가셔서 찾으세요

저녁때 자랑스러운 오 남매 가족 모두 불러

서덜 매운탕도 맛있게 드시면서 즐거운 시간 누리세요

늘 언니를 사랑합니다. 안녕!

 

 

음력 2019년 1월 16일 <2019.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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