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늙는다
민문자
십대의 사랑은 보들보들 야들야들하니 사랑스럽지
이십대의 사랑은 풋풋한 과일이나 퍼덕이는 생선 같지
신혼에는 상대방에게 사근사근한 참배
중년에는 남의 떡이 더 커 보여 시큰둥해지더니
노년에는 몸 따로 마음 따로 각방 쓰는 식구지
어린 자녀 입에 들어갔던 것도 받아먹던 모정
손만 잡아도 떨리던 마음이었는데
찰떡궁합 만나 세상살이 고생도 행복이었는데
세월에 때가 묻었나 사랑이란 남의 이야기 되었네
고상하고 달콤하고 짜릿하던 사랑이 늙어 주름졌나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