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 하나
민문자
작은 감나무가 조그만 등불 하나 들고
우리 아파트 현관을 밝히고 있다
올해 처음 하얀 감꽃 피우더니
가을이 되니 딱 감 한 개 매달고
얼마나 정성을 들여 붉게 익히고 있는지
200여 세대가 살고 있어 아이들도 많아
일곱 살 어린이도 쉽게 딸 수 있는데
아무도 건드리지 않으니 참 고맙다
어른도 어린이도 나처럼 귀하게 생각하나 봐
그 감 하나를 보면 가슴이 환해진다
외출했다가 아파트 현관 앞에 다다르면
늘 그 붉은 감이 반긴다
고맙다
오늘도 무사히 잘 보냈구나
안도의 한숨을 쉰다
(2018.10.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