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약도
민문자
학생 시절 여름방학 때마다
인천 숙부 댁에서 한 열흘씩 묵었다
숙모는 시장에서 예쁜 옷과 오징어회도 사주시고
송도 해수욕장과 작약도를 구경시켜주셨다
바다 없는 충청도에서 성장한 나
처음 본 푸른 바다와 섬이 신기하기만 했다
작약도는 인천 앞바다에서 가장 가까운 섬
월미도 선착장에서 통통배를 타면 이십 분 정도 걸렸지
작약꽃 모양의 섬이라서 작약도라 했다지
해발 57m 해안길이 1.2km의 작은 섬
소나무 숲 우거진 가운데로 가로질러 넘어가
많은 굴깎지가 깔려 있는 해안가에서
해수욕은 엄두도 못 내고
바위에 다닥다닥 붙은 굴을 따며 놀다 왔지
반세기가 훌쩍 넘어 육지는 몰라보게 변했는데
지금 작약도는 어떻게 변했을까
외로운 섬 요양병원에 갇힌
세월의 덫을 피하지 못한 파파 할머니
숙모와 함께 했던 작약도 옛 추억이 아련하다
(2018. 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