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날 아침
민문자
새벽에 일어나 분단장하고
동두천 큰댁으로
추석 차례 지내러 가는 길
한가위니까 그이는 정장하고
나도 고운 한복 입고 길을 나섰다
평소에 북적거리던 전철안 풍경과는 달리
노약자석은 물론 일반석도 빈자리가 많다
승객은 중년 부부 몇 쌍에
유난히 쓸쓸해 보이는 평상복 차림의 노부인과
등산복을 입은 사람도 보이고
대부분 남성들이 간편복을 입고
홀로 차례 지내러 가는 모양새
고운 옷차림의 젊은 부부가
때때옷 입은 어린이들을 죽 데리고 다니던
옛 추석의 모습은 이제 전설이 된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