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타령
민문자
옛 어른들 말씀에 삭신이 쑤신다
바람(風)이 들었다 하시던 말씀이 생각난다
올여름은 어찌나 덥던지
노상 틀어놓던 선풍기도 울어버리고 말았다
내 몸뚱이도 바람이 들어 견디지 못했던가
대상포진에 걸려 고생 고생하고 있는데
첫 번째 찾아간 의사 선생님도
더위를 먹어 머리가 돌았는지
대상포진 아니라고 1주일간 엉뚱한 약 처방을 해주더니
두 번째는 대상포진 같다고 하며
주사와 약 처방을 달리 해주었는데도 영 낫지 않는다
분명 내가 무 바람 든 것처럼 바람이 든 모양이다
뒤늦게 명의를 찾아다녀도 쉽게 낫지 않는다
아! 내 몸도 태풍이 쓸고 가버린 폐허 같구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더니
내년에는 우리 집에도 에어컨을 들여놓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