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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문자 시인

소중한 인연

작성자: 민문자

추천: 0건 조회: 3309 등록일: 2016-04-26

소중한 인연 
                                                                                                     
민문자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수많은 사람과 인연을 
맺으며 생활합니다. 
피를 나눈 부모 자식 
형제는 필연적이지만 살다 보면 이웃이 생기고 새롭게 인연을 맺는 스승과 친구도 생깁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는 
내가 상대를 어느 만큼 존중하느냐에 따라서 인연이 깊게 오래도록 유지되기도 하고 그저 스쳐 지나는 인연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어떤 사람들과 인연을 맺으며 살고 
있나요? 
그 사람을 알려면 그 
친구를 보면 대강 짐작을 한다고 하지요? 
아마도 그래서 
유유상종(類類相從)이란 말이 생겨난 
모양입니다. 저는 요즈음 식혜를 자주 만들어 
먹습니다. 
남편도 좋아하고 저도 
상당히 좋아하기 때문에 숭늉 끓이듯 떨어지기 무섭게 계속 유리병에 식혜를 만들어 담아 냉장고에 저장해 놓습니다. 맛좋은 식혜를 만들려면 엿기름가루가 
필수적으로 필요합니다. 
시장에서 구입해도 
되겠지만 평상시에 꼭 필요한 것이 아니므로 시장에서 구입할 생각조차 못 했습니다. 
그런데 외사촌 언니가 
해마다 추수가 끝나면 쌀가마니에 엿기름 봉지를 넣어 보냅니다. 
쌀이나 엿기름이나 
언니 부부의 손길이 여든여덟 번은 족히 스쳤을 것입니다. 
그렇게 정성이 들어간 
것을 이 동생이 무어라고 이십 년간 해마다 보내줄까요? 분명 전생부터 우리는 각별한 인연으로 맺어진 
사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언제나 가까이 있는듯한 언니입니다. 
가끔 전화로 안부나 
묻는 이 동생을 끔찍이도 사랑하는 언니입니다. 
우리의 농촌도 이제는 
도농의 격차가 적어져 살만한 세상이 된 모양입니다. 
언니는 복지관이니 
평생교육원에 다니느라 낮에 전화를 못 받았다는 것입니다. 
언제나 얼마나 반갑게 
대해주는지 모를 언니 목소리가 옆에서 이야기하듯 들려옵니다. 
친자매보다도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 
 너무 고마워서 어쩌다 한두 번 소래 어시장 
생선회를 고속버스 편으로 보내드린 것뿐인데 언니는 호박이며 찹쌀 그리고 밤콩과 가을이면 햇밤을 보내줍니다. 
아마도 미래세상까지 
우리의 돈독한 인연은 계속되리라 믿습니다. 어릴 때 함께 놀던 소꿉친구는 멀리 고향에 
있지만 전화로 자주 대화를 나누니 옛날처럼 옆집에 사는듯합니다. 
오늘도 남산 문학의 
집에서 다음 달에 그대가 꼭 들어야 할 특강이 있다고 전화로 알려주었네요. 
내게 일이 있거나 그 
친구에게 대사가 있으면 어김없이 우리는 달려가고 달려옵니다. 
평생 친구이니 얼마나 소중한 인연입니까. 제가 늙어갈수록 기분 좋은 것은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난다는 것입니다. 
 첫째 훌륭한 
스승 몇 분을 만나 계속 가르침을 받을 수 있어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식을 줄 모르는 
열정이 있어 스승을 모시고 공부하는 마음을 유지하고 있어 행복합니다. 
그래서 스승님을 
성심성의껏 마음으로 모십니다. 둘째 저를 따르는 후배가 있어 어디를 가나 
동생이나 딸과 같은 연배와 친구로 손색없이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와 함께 하는 
시간을 즐기려는 젊은이들과 친구 한다는 것을 참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함께 배우는 자세로 
일일여행도 하면서 지혜로운 삶을 추구하는 우리입니다. 
그들을 만나 제가 
행복하듯이 저와 인연 맺은 모든 분 저로 인하여 더욱 행복하시라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이런 인연을 
저는 사랑합니다. 
소중히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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