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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문자 시인
제93강 시계-스피치와 시낭송 문학의 집‧구로 2015. 4. 20. 월
작성자: 민문자 추천: 0건 조회: 6997 등록일: 2015-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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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강 시계-스피치와 시낭송 문학의 집구로 2015. 4. 20.

                  시계

                                                                                             민문자

지금부터 시계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인류의 문명과 문화가 원시시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수만 년이 흘렀지만 아마도 최근 백 년 동안의 발전만큼 획기적인 발전은 없었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인간이 생활하는 데 필요에 따라 일 년을 열두 달, 한 달을 삼십일 또는 삼십일 일, 하루를 이십사 시간, 한 시간을 육십 분, 일 분을 다시 육십 초로 나누고 그 시간을 재는 기계가 필요해서 골똘히 연구하여 만든 것이 시계일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세종대왕 시대에 해시계 물시계를 발명하였지만 인조 때 처음 명나라로부터 서양문물인 자명종이 망원경, 서양대포와 함께 들어왔다고 합니다.

제가 태어났을 때만 해도 우리 집에는 시계가 없었습니다. ‘너를 낳은 후 11시를 알리는 앞집 벽시계가 땡땡치는 소리를 들었느니라, 그러니 너는 11시에 낳았다는 어머니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 시간이라는 것이 옛날에는 정확하지 않았으니 그저 사시(巳時)에 태어났나 보다 여겼습니다.

8·156·25 전쟁 이후 서양문물이 물밀 듯이 들어올 때 시계는 가장 선호하는 물건이었습니다. 일반대중들에게 손목시계가 필수품이고 가정에서는 부의 상징으로 벽시계와 탁상시계가 고급 장식용으로, 결혼할 청춘 남녀에게는 예물시계가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백화점과 대형상가는 물론 골목마다 시계점포와 시계수리점이 호황을 누렸습니다.

우리 집에 처음 들어온 시계는 중학교 3학년 때 작은아버지께서 사주신 탁상시계였고 1970년도 결혼하고 1971년도에 어머니의 소원이던 벽시계를 남편이 선물했지요.

대학교에 들어가자 숙부께서 숙모에게 시계를 사주라고 하셨는데 숙모는 시집갈 때 좋은 시계 받을 것이라고 중고품 시계를 사주셨습니다. 고등학생인 남동생은 숙부가 오랫동안 애용하시던 시계를 물려받았지요.

십여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대통령 하사품과 웬만한 회사의 기념품과 상품 선택은 의례 시계가 대부분이던 시절이었습니다. 고급시계를 자랑하며 은근히 팔목을 자랑하며 으스대던 사람도 많았습니다.

1991년도 우리 회사에서도 스위스에서 직접 고급시계를 수입하여 힐튼호텔에서 설명회를 가진 적이 있습니다. 잘 모르는 분야에 두 사람을 스위스까지 출장을 보내고 스위스 본사 부사장이 직접 와서 열의를 보였지만 그 사업은 고급시계 몇 점만 끌어안은 결과가 되었습니다. 남편이 내 손목에 하나, 사업용 선물로 하나, 그리고 사위를 맞게 되어 예물로 하나, 그렇게 소진하고 말았습니다. 고급시계라 수동이라 불편하지만 소중히 간직했다가 나중에 자식한테 물려주려고 하였습니다.

1960년대에는 시계가 고가 제품이라 어린 학생들도 시계를 갖는 것이 소원으로 부모나 친지로부터 헌 시계를 물려받거나 중고품을 사줘도 좋다고 기뻐하였습니다. 197~80년대는 소위 롤렉스 같은 명품시계라야 좋은 예물이라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1990년대 이후에는 싼값에도 살 수 있는 전자시계가 나오고 패션시계의 유행에 따라 한 사람이 여러개의 시계를 보유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정보화 시대가 도래하여 그렇게 호황이던 시계산업도 사양산업이 되었습니다. 휴대폰에 시계가 포함되어 시계를 안차고 다니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는데 이제는 손목시계 휴대폰이 나왔습니다.

이십 년전 애지중지하던 고가의 고급시계가 기술과 정보화 시대의 변화에 모양좋고 값싼 전자시계만 못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그 전자시계도 휴대폰 사용으로 그리 필요치 않아 설합속에서 대여섯 개가 잠을 자고 있습니다.

우리는 늘 공부하는 마음을 지니고 시대의 변화에 잘 적응하는 지혜있는 생활을 해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시계에 대하여 말씀드렸습니다.


 

 

황송문 시인 약력

1941년 전북 임실 오수 출생

전주대 국문과를 졸업

1971문학지에 시 피뢰침이 당선돼 등단

선문대학교 국문학과 교수,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이사,

한국현대시인협회 부회장, 한국문인산악회 명예회장

시집-목화의 계절, 메시아의 손, 조선소, 그리움이 살아서,

노을같이 바람같이, 꽃잎, 까치밥

소설-사랑은 먼 내일, 달빛은 파도를 타고

수필집-그리움의 잔 기다림의 잔, 사랑의 이름으로 바람의 이름으로

논저-문장론, 문장강화, 수필작법

출처 <다음 시인백과에서>


 

까치밥 / 황송문

 

우리 죽어 살아요

떨어지진 말고 죽은 듯이 살아요

꽃샘바람에도 떨어지지 않는 꽃잎처럼

어지러운 세상에서 떨어지지 말아요

 

우리 곱게 곱게 익기로 해요

여름날의 모진 비바람을 견디어 내고

금싸라기 가을볕에 단맛이 스미는

그런 성숙의 연륜대로 익기로 해요

 

우리 죽은 듯이 죽어 살아요

메주가 썩어서 장맛이 들고

떫은 감도 서리맞은 뒤에 맛들듯이

우리 고난받은 뒤에 단맛을 익혀요

정겹고 꽃답게 인생을 익혀요

 

목이 시려운 하늘 드높이

홍시로 익어 지내다가

새소식 가지고 오시는 까치에게

쭈구렁바가지로 쪼아 먹히우고

이듬해 새 봄에 속잎이 필 때

흙 속에 묻혔다가 싹이 나는 섭리

그렇게 물 흐르듯 순애(殉愛)하며 살아요


 

섣달 / 황송문

 

소복의 달 아래

다듬이질 소리 한창이다

 

고부(姑婦)의 방망이 딱뚝 똑딱

학 울음도 한밤에 천리를 난다

 

참기름 불은 죽창(竹窓) 가에 졸고

오동꽃 그늘엔 봉황이 난다

 

다듬잇돌 명주 올에 을 그리며

설움을 두들기는 오롯한 그림자

 

떼 지어 날아가는 철새 울음

은대야 하늘에 산월(産月)이 떴다


 

간장 / 황송문

 

우리 조용히 썩기로 해요

우리 기꺼이 죽기로 해요

토속의 항아리 가득히 고여

삭아 내린 뒤에

맛으로 살아나는 삶

우리 익어서 살기로 해요

안으로 달여지는 삶

뿌리 깊은 맛으로

은근한 사랑을 맛 들게 해요

정겹게 익어 가자면

꽃답게 썩어 가자면

속맛이 우러날 때까지는

속삭는 아픔도 크겠지요

잦아드는 짠맛이

일어나는 단맛으로

우러날 때까지

우리 곱게 곱게 썩기로 해요

우리 깊이깊이 익기로 해요

죽음보다 깊이 잠들었다가

다시 깨어나는

부활의 윤회

사랑 위해 기꺼이 죽는

人生이게 해요

사랑 위해 다시 사는

再生이게 해요


 

자운영 / 황송문

 

나는 그녀에게 꽃시계를 채워 주었고

그녀는 나에게 꽃목걸이를 걸어 주었다

 

꿀벌들은 환상의 소리 잉잉거리며

우리들의 부끄러움을 축복해 주었다

 

그러나

우리들의 만남은 이별

보자기로 구름 잡는 꿈길이었다

 

세월이 가고

늙음이 왔다

 

어느 저승에서라도 만나고 싶어도

동그라미밖에 더 그릴 수가 없다

 

이제는 자운영을 볼 수 없는 것처럼

그녀의 풍문조차 들을 수가 없다

 

다만 알 수 있는 것은

나의 추억 속에 살아 있는

그녀의 미소,

눈빛과 입술이다

 

나는 그녀에게 사랑을 바쳤고

그녀는 나에게 를 잉태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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