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강 고정관념-스피치와 시낭송 문학의 집‧구로 2015. 3. 16. 월
고정관념
민문자
지금부터 고정관념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는 어떤 사람, 또는 사물이나 단어를 보거나 들으면 그것에 대한 자기 나름의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고정 관념은 바르게 인식하고 있으면 문제가 없지만 진실이 왜곡될 만큼 전혀 다르게 인식되어 있으면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행동을 결정하는데 이런 확고한 의식이나 관념이, 우리의 심리가 잘 변하지 아니하는 것이 고정관념입니다.
고정관념은 인격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쳐 선입견과 편견을 갖게 합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과거에는 이북에 사는 사람이나 이북에서 온 사람은 다 ‘빨갱이’ ‘공산주의자’ ‘공산주의자는 도깨비 또는 악마’라고 인식되던 때가 있었지만 탈북자 2만5천 명 시대를 맞으면서 얼마나 어이없던 고정관념이었는지 생각해 봅니다.
시간을 안 지키면 문화인이 아니라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한국인은 시간을 잘 안 지키는 사람들이라는 대명사 ‘코리안 타임’이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새마을 운동과 함께 부지런히 일하여 이제는 한국이 세계 제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된 후 이런 말이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어 다행이지요.
고정관념은 때로 분쟁이나 극단적인 인종차별 같은 여러 사회문제를 발생시키기도 합니다. 어떤 사회 속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고정관념을 갖게 됩니다. 새로운 문화를 추구할 때에는 자신의 신념대로 거부하면 항상 크고 작은 억압, 징벌, 고통이 따를 때가 많습니다.
아프리카인과 동양인에 대한 백인의 고정관념, 외국인 200만 명 시대 다문화 가족에 대한 고정관념, 남성보다 여성의 업무능력이 떨어진다는 막무가내식 고정관념, 경상도 사람과 전라도 사람은 친해질 수 없다는 지역 갈등적 고정관념 등을 생각해 봅시다.
옛사람의 천동설에 대한 고정관념은 ‘지구는 둥글다’라고 말한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내세우며 깼지요. 우리가 어린 시절 배웠던 지식은 그대로 고정관념으로 자리 잡았지만 세상에 새로운 학설과 검증으로 역사와 과학도 이 시대에 맞지 않는 것이 부지기수입니다.
100여 년 전 만 해도 인간의 지식은 초라하여 하늘을 날 수 없고 현대와 같이 빠르게 달릴 수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에디슨이나 라이트형제 같은 과학자들의 고정관념을 뛰어넘은 기발한 생각과 창조력으로 에너지를 동력화하여 전기 전자제품 자동차 고속철 비행기 등의 등장처럼 ‘할 수 없다’ 를 ‘할 수 있다’로 바꿨습니다.
한 신사가 야구경기를 관람하러 수천 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 큰 트럭 옆에 자동차를 주차하고 야구장에 들어가 즐겁게 관람하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큰 트럭은 이미 빠져나간 뒤라 자신의 자동차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오랫동안 기다려서 거의 자동차가 빠져나간 뒤에 자신의 자동차를 발견하고 타고 나왔다고 합니다.
움직이지 않는 주차장 번호를 기준으로 하지 않고 움직이는 자동차를 기준으로 한 것이 문제였지요.
자기가 과거에 경험하고 체험하고 느꼈던 것과 자신이 아는 것만 제일인 줄 고정관념을 고집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새로운 것을 수용하지 못하고 자기 생각만 고집하고 있으면 안됩니다. 우리는 잘못된 고정관념을 무너뜨립시다. 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 벗어버려야 할 낡은 습관과 낡은 사고방식을 버려야 합니다. 고정관념으로 일을 그르치지 말고 항상 새롭게 공부하는 마음으로 진리와 지혜를 추구하며 현명하게 살아갑시다.
저는 지금까지 고정관념에 대하여 말씀드렸습니다.
이원섭 시인 약력
이원섭(李元燮, 1924. 06. 30~ 2007. 11. 09 )강원도 철원(鐵原)출생의 시인. 호는 파하(巴下)
혜화전문학교-동국대 전신- 불교학과를 졸업한 후 경신고, 마산고, 숙명여고 교사
전국불교신도회 부회장과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한국현대시인협회장 역임.1996년 공초(空超) 오상순을 기리는 공초승모회 회장을 지냈다.
1948년 <예술조선> 제2호에 詩 <기산부-箕山賻>, <죽림도-竹林圖> <문예> 제2호에 詩 3편이 서정주 시인에게 추천돼 등단했다.
1949년 수필집 <자서록-自敍錄>-문예사 발간
1953년 첫 시집 <향미사-響尾蛇>-문예사 를 펴낸 이후 <선시> <당시> <논어>를 비롯해 만해 스님의 <불교대전> 등을 번역하며 불교 경전 공부와 번역에 매진했다.
1959년 시집 <담배파이프>-자유공론사
1970년 <현대인의 불교> 발간
1966년 <이 밤의 밀어>-현암사
2001년 첫 시집 후 40여년 만에 시집 <내가 뱉은 가래침>을 펴내 선기-禪氣 넘치는 언어의 세계를 펼쳐보였다.
향미사(響尾蛇) /이원섭
향미사야.
너는 방울을 흔들어라.
원을 그어 내 바퀴를 삥삥 돌면서
요령처럼 너는 방울을 흔들어라.
나는 추겠다. 나의 춤을!
사실 나는 화랑의 후예란다.
장미 가시 대신 넥타이라도 풀어서 손에 늘이고
내가 추는 나의 춤을 나는 보리라.
달밤이다.
끝없는 은모랫벌이다.
풀 한 포기 살지 않는 이 사하라에서
누구를 우리는 기다릴 거냐.
향미사야.
너는 어서 방울을 흔들어라.
달밤이다.
끝없는 은모랫벌이다.
멀고도 가까운 극락 / 이원섭
무명 밝혀주는 역대 禪공안 해설집
범부들 일으키는 온갖 분별 끊게해
하늘을 쳐다 보면,
아득하기만 해도,
허공이 곧 하늘인 터에는
늘 우리는 하늘 안에 있다.
처음부터 하늘 안에 있다.
에밀레 / 이원섭
에밀레가 운다
에밀레가 운다
시간조차 스며들 수 없는
무쇠 성 속에갇히어
어린 슬픔이 운다.
목이 타서 목이 타서
호소할 곳 없는 기막힘이 운다.
삼천 대천도 깨져 버려라.
목놓아 통곡해 여기에 천년.
한결같이 뒤끓는 애처로움은
오늘도 포탄모양 봄의 가슴에
터져서 검붉은 연기를 올린다.
봄이사 어쩌란 말인고.
바서지는 듯복사꽃이 진다
.복사꽃이 진다.
하늘은 향비라도
서너 달 내려저
불꽃을 좀 꺼주려므나
에밀레가 운다.
에밀레가 운다.
고려 청자 /이원섭 시비 /전남 구례군 화엄사 시의 동산
칠월의 하늘에
청포도가 익었다
아기는 덩쿨에 기어 올라
포도를 따 먹는다
천년이 가는 줄도 모르고
벌거벗은 고려의 아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