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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강 구멍가게-스피치와 시낭송 문학의 집·구로 2014. 11.17. 월
작성자: 민문자 추천: 0건 조회: 8029 등록일: 2014-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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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강 구멍가게-스피치와 시낭송 문학의 집·구로 2014. 11.17.

          구멍가게

 

                                                                                                                  민문자

 

지금부터 구멍가게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구멍이란 말을 들으면 작은 것이라는 느낌이 옵니다.

그래서 구멍가게는 작은 식품가게라고 느껴집니다.

상점은 원래 인간이 필요한 물건을 처음에는 거리의 일정한 장소에서 물물교환을 하다가 화폐가 생기고 사고파는 장소가 필요해서 자연발생적으로 생겼습니다.

원시사회로부터 농업사회, 산업사회, 정보사회로 발전해 옴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대형화 추세로 발전해온 것이 물자유통구조입니다. 사람들의 편리에 따라 시장이 서고 점포, 상회로 불리는 가게에서, 규모가 큰 상점으로 연쇄점, 마트, 백화점 등으로 발전했습니다. 최근에는 인터넷으로 구매하는 점포 없는 택배유통구조로 물건을 편리하게 사고파는 형태로 변화해 왔습니다.

주거형태가 단독주택이 대부분이던 시대에는 골목마다 구멍가게가 있어 아침저녁 찬거리를 손쉽게 구입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파트시대가 열리면서 아파트상가의 구멍가게로 불리던 식품가게는 대부분 열 평 이내였습니다. 이 구멍가게가 연쇄점, 슈퍼, 마트, 아울렛매장, 생활용품dc마트 등에게 자리를 빼앗겨 웬만한 동네에서는 사라진 지가 오래되었습니다.

1978년 당시에는 고달프지만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가게는 온갖 식품류와 담배를 함께 파는 구멍가게였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담배를 팔 수 있는 식품가게를 선호했습니다.

저는 가장이 첫 사업에 실패하자 막막하던 차에 이런 구멍가게를 하게 되었습니다. 장사가 얼마나 잘 되던지 점심도 오후 4시가 되어야 먹을 수 있었습니다. 사이다, 콜라, 요구르트 등 음료수와 카스텔라, 빵류, 빙과류가 날개 돋친 듯이 팔렸습니다. 사이다와 콜라는 빈 병을 회수해서 반납해야 그만큼의 물건을 새로 구입할 수가 있었습니다. 저는 큰 고무함지박을 머리에 이고 다니며 빈병을 가득 회수해 가지고 오면 반려자라는 사람은 용기가 없어 자신이 못하는 일을 미안한 얼굴로 얼른 받아 내려주던 생각이 아련한 추억으로 떠오릅니다. 콜라 24병 짜리 1상자 주문을 받으면 5층 아파트까지 배달하려면 얼마나 다리가 발발 떨리며 아프던지요. 12시까지 물건을 팔고 새벽 1시까지 음료수병을 정리해두어야 청소를 끝내고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부지런하게 장사를 하다 보니 큰돈은 못 벌었지만 먹고 살 수는 있었는데 너무 고달프고 초등학교 저학년이던 아이들을 돌볼 수가 없어 2년을 못 넘기고 구멍가게를 그만두었습니다. 최소한의 식생활은 보장받았던 많은 구멍가게가 새천년 이후에는 하나둘 거대자본을 휘두르는 힘을 못 이기고 사라져 갔습니다.

첫눈이 펄펄 내리면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호빵을 달라는 목소리가 들려올 것 같습니다. 오징어땅콩, 샤브레 과자, 부라보콘, 빙그레 바나나우유, 빙과 아맛나, 쭈쭈바를 팔던 시절 그 모습들이 떠오릅니다. 힘들고 짜증스러웠던 일도 많았지만 남녀노소 여러 사람과 소통하며 가장 낮은 자세로 자신을 단련시켰던 시간들이었습니다.

구멍가게는 나에게 정겨운 단어입니다. 구멍가게를 통하여 다시 일어서서 걷는 법을 터득하였습니다. 인천에 가면 구멍가게가 있던 그 자리에 한번 들려보아야겠습니다.

지금까지 구멍가게에 대하여 말씀드렸습니다.

 

 

이수익 시인 약력

1942년 경상남도 함안에서 태어났다. 1963서울신문신춘문예에 시 고별〉 〈편지가 당선되어 등단하였고, 이어서 시동인지 현대시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였다.

1965년 서울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1968년 부산MBC 프로듀서로 입사하였으며, 1969년에는 첫 시집 우울한 샹송을 출간하였다. 이후 계속 방송국에서 일하면서 작품활동도 왕성하게 병행하였다. 1981KBS 라디오 차장, 1990KBS 편성운영국 부주간 등을 거쳐 1993KBS TV 편성주간, 1996KBS라디오본부 편성주간, 1998KBS 라디오2국 국장, 1999KBS 라디오센터 제작위원을 역임하였고, 이후에는 협성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이수익의 시에서는 구조적인 완결미와 우수 어린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방법적인 면에서는 이미지즘의 영향을, 내용적인 면에서는 심미주의적 경향을 나타내는 시들을 주로 썼는데, 그의 시에서 두드러진 것은 이미지의 선명성과 아름다움이다.

1965년 제4회 신인예술상, 1980년 부산시문화상, 1987년 제32회 현대문학상, 1988년 대한민국문학상을 수상하였고, 1995년에는 제7회 정지용문학상을 수상하였다. 또한 2001년 제1회 지훈상 문학부문, 2001년 한국시인협회상 등을 수상하였다. 2007년 공초문학상과 육사시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2008년 이형기문학상을 수상하였다.

그 밖의 주요 시집으로 야간 열차(1978), 슬픔의 핵()(1983), 단순한 기쁨(1986), 그리고 너를 위하여(1988), 아득한 봄(1991), 푸른 추억의 빵(1995), 눈부신 마음으로 사랑했던(2000), 꽃나무 아래의 키스(2007) 등이 있다.

 

 

우울한 샹송 / 이 수 익

 

우체국에 가면

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그 곳에서 발견한 내 사랑의

풀잎되어 젖어 있는

비애를

지금은 혼미하여 내가 찾는다면

사랑은 또 처음의 의상으로

돌아올까

 

우체국에 오는 사람들은

가슴에 꽃을 달고 오는데

그 꽃들은 바람에

얼굴이 터져 웃고 있는데

어쩌면 나도 웃고 싶은 것일까

얼굴을 다치면서라도 소리내어

나도 웃고 싶은 것일까

 

사람들은

그리움을 가득 담은 편지 위에

애정의 핀을 꽂고 돌아들 간다

그 때 그들 머리 위에서는

꽃불처럼 밝은 빛이 잠시 어리는데

그것은 저려오는 내 발등 위에

행복에 찬 글씨를 써서 보이는데

나는 자꾸만 어두워져서

읽질 못하고

 

우체국에 가면

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그 곳에서 발견한 내 사랑의

기진한 발걸음이 다시

도어를 노크하면

그 때 나는 어떤 미소를 띠어

돌아온 사랑을 맞이할까

 

 

방울소리 / 이수익

 

청계천 7가 골동품 가게에서

나는 어느 황소 목에 걸렸던 방울을

하나 샀다

 

그 영롱한 소리의 방울을 딸랑거리던

소는 이미 이승의 짐승이 아니지만

나는 소를 몰고 여름 해질녘 하산하던

그날의 소년이 되어

배고픈 저녁연기 피어오르는

 

마을로 터덜터덜 걸어 내려왔다

장사치들의 흥정이 떠들썩한 문명의

골목에선 지금, 삼륜차가 울려대는 경적이

저자바닥에 따가운데

내가 몰고 가는 소의 딸랑이는 방울소리는

돌담 너머 옥분이네 안방에

들릴까 말까

사립문 밖에 나와 날 기다리며 섰을

누나의 귀에는 들릴까 말까

 

 

승천 / 이수익

 

내 목소리가

저 물소리의 벽을 깨고 나아가

하늘로 힘껏 솟구쳐 올라야만 한다

 

소리로써 마침내 소리를 이기려고

가인은 심산유곡 폭포수 아래서 날마다

목청에 핏물어리도록 발성을 연습하지만

열길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는

쉽게 그의 목소리를 덮쳐

계곡을 가득 물소리 하나로만 채워버린다

 

그래도 그는 날이면 날마다 산에 올라

제 목소리 물소리 뛰어넘기를

수없이 기도 하지만

한번도 자세를 흐뜨리지 않는 폭포는

준엄한 스승처럼 곧추앉아

수직의 말씀만 내리실 뿐이다

 

끝내

절망의 유복자를 안고 하산한 그가

발길 닿는데로 정처없이

마을과 마을을 흘러다니면서

소리의 승천을 이루지 못한 제 한을 토해 냈을 때

그 핏빛 소리에 취한 사람들이

그를 일러

참으로 하늘이 내리신 소리꾼이라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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