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린 날
오늘은 2014년 11월 13일 목요일
오래전부터 어머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싶던 일을 오늘에야 해내니 마음이 가볍다.
올해 91세이신 어머니는 이제 기력이 많이 쇠잔해지셔서 한낮에 겨우 집 앞 경로당에나
다녀오시는 정도이시다. 그래도 그 정도라도 보행을 하실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효자 효부 아들 며느리 덕분으로 편안하게 노후를 보내시는 어머니께 맏딸 노릇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자책감에 늘 마음 한 구석이
개운치를 않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우리지역 독후감 쓰기 대회에서 심사를 보았더니 약간의 사례비가 들어왔다. 어머님보다도 경제능력이 빈약한 나로서는 평소에 효심이 발동해도 실행하기가 싶지 않았다. 순수 나의 노력의 대가이니 어머니 생각이 절로 떠올라 급히 호박떡 한 시루를 주문하고 단감 한 상자를 구입했다. 그리고 콜택시를 불러 타고 인천으로 향했다.
어머님께 미리 전화를 드리고 가서 평소에 함께 어울려 노시는 경로당에 가서 잘 포장된 호박떡과 단감 2개씩을 나누어드리니 어르신들이 맛있게 드시며 몹시 기뻐하신다. 올케가 마련해 놓은 매실음료도 나누어 드시게 하였다.
오늘 나의 이 작은 정성에 어머니가 몹시 흐뭇해하시니 내 마음도 퍽 기뻤다.
어머니는 투석을 하는 사위에게 주라고 촌지를 주시니 손이 부끄럽지만 안 받을 수가 없었다.
집에 돌아오니 저녁 7시가 다 되었다. 약간의 신경을 쓴 것이 고달팠나? 왼쪽 입술이 부르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