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연폭포
민문자
천마산의 정수가 한데모여
슬픈 전설을 품은 짙푸른 고모담에
천둥치듯 쏟아지는 폭포수
수십 명이 앉아도 너른 너럭바위 용바위에
황진이의 긴 머리채로 썼다는 초서체
그 부드러운 곡선미는 차라리 한 폭의 그림
시선 이백과 쌍벽을 이루는 황진이의 재주
과연 개성삼절이라 그 빛나는 자취
용바위 그 흘림체 영원히 못 잊겠네
여산폭포와 장백폭포를 두루 살펴본 이 나그네
박연폭포 절경을 표현키가 어려워
그저 아! 아! 하고 감탄 할 뿐
望廬山瀑布 (李白)
日照香爐生紫烟(일조향로생자연) 遙看瀑布掛長川(요간폭포괘장천)
飛流直下三千尺(비류직하삼천척) 疑是銀河落九天(의시은하낙구천)
아침 햇살이 향로봉에 비추어 자금광 물보라가 피어오르고
멀리 바라보니 긴 냇물이 걸려있는 듯하네
나르며 흘러내림이 삼천척이니
은하수가 아득히 높은 하늘에서부터 떨어진 것인가
朴淵瀑布 (황진이)
一派長川噴壑壟 일파장천분학롱 龍湫百※水叢叢 용추백인수총총
飛泉倒瀉疑銀漢 비천도사의은한 怒瀑橫垂宛白虹 노폭횡수완백홍
雹亂霆馳彌洞府 박난정치미동부 珠용玉碎徹晴空 주용옥쇄철청공
遊人莫道廬山勝 유인막도려산승 須識天磨冠海東 수식천마관해동
한 줄기 긴 물줄기가 바위에서 뿜어나와
폭포수 백 길 넘어 물소리 우렁차다.
나는 듯 거꾸로 솟아 은하수 같고
성난 폭포 가로 드리우니 흰 무지개 완연하다.
어지러운 물방울이 골짜기에 가득하니
구슬 방아에 부서진 옥 허공에 치솟는다.
나그네여, 여산을 말하지 말라
천마산이야말로 해동에서 으뜸인 것을.
朴淵瀑布 (박연폭포)
여산진면 화중개 廬山眞面畵中開 여산의 진면모가 여기에 그림처럼 펼쳐졌구나
자고유인기왕래 自古遊人幾往來 옛날부터 유람객이 얼마나 많이 왕래하였으랴
욕식차간기절처 欲識此間寄絶處 기이한 절경을 보기위해서이다
백시황필량웅재 白詩黃筆兩雄才 이백의 시나 황진이의 필체나 두 가지 다 뛰어난 재주로구나
개성 선비 경진년 9월 일 怡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