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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문자 시인
제55강 선물 - 스피치와 시낭송 문학의 집 구로 2014.7.21
작성자: 민문자 추천: 0건 조회: 13247 등록일: 2014-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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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강 스피치와 시낭송 문학의 집구로 2014. 7. 21.

               선물

                                                                                                                                         민문자

저는 지금부터 선물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선물이란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똑같이 기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어야 합니다. 마음에 부담될 정도로 값진 물건이나 반대로 쓸모없는 하찮은 물건이라면 차라리 선물을 주고받지 않느니만 못합니다.

어제는 어머니 생신이라 인천 친정에 가서 어머니와 하루를 보냈습니다. 91세나 되셨지만 아직은 그런대로 근력을 유지하고 계시니 여간 다행히 아닙니다.

저는 생신 축하합니다, 사랑해요.’하고 포옹하며 처음으로 어머니께 꽃다발 선물을 했습니다. 어머니께 빨간 장미꽃다발을 안겨드렸어요. 그리고 미리 택배로 배달한 민어로 대화의 꽃을 피웠습니다. 한여름 보양식으로는 최고라는 민어 보양탕으로 어머니랑 동생 내외랑 맛있는 점심을 먹었습니다.

지난주에 인천 신포시장으로 친구 셋이서 민어 보양탕을 먹으러 갔는데 한 주일 전에 예약해야 한다고 찾아간 식당에서 거절당하여 다른 몇 군데를 찾아다니며 사정사정해서 겨우 간이식탁을 차지했었습니다. 그래서 민어탕으로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릴 생각을 했던 것이지요.

너의 아버지가 민어회를 제일 좋아하셨는데…….”

사별한 지가 반세기가 넘었어도 좋은 것을 보면 늘 아버지가 그리우신 모양입니다.

저도 자연히 아버지 얼굴과 처음이자 마지막 아버지의 선물이 된 머플러가 눈앞에 떠올랐습니다.

가난한 농부의 딸인 제가 중학교시험을 치고 난 후 발표일 아침밥상에서 아버지가 웃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문자 오늘 발표일이지, 낙동강 오리알 떨어지듯 뚝 떨어져라!”

그 말씀에 서운해하던 제가 명문 청주여중에 입학하자마자 융으로 된 포근한 머플러를 사다 주셨습니다. 유난히 허약하던 제가 추운 날씨에 6를 걸어 다닐 것을 염려하셨던 것이지요. 곱절이나 비싼 양모 머플러를 못 사고 값이 헐한 면 머플러를 사주신 것에 대하여 몹시 마음 아파하셨습니다. 그 후 그 머플러는 저의 애장품 1호가 되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 저세상으로 떠나신 아버지가 그리울 때마다 꺼내보곤 하는 물건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것을 시어머님께서 쓰레기통에 버렸습니다. 색이 변하고 볼품없는 걸래도 못할 물건이지만 나는 몰래 다시 꺼내어 소중하게 장롱 속에 감추어두었습니다. 지금 다시 꺼내어 얼굴을 감싸봅니다. 아 그리운 아버지!

많은 세월이 흐르는 동안 수도 없이 값진 머플러를 여러 개를 가져보았어도 어느 것도 이 머플러보다 소중하게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눈앞에 당장 화려하고 값나가는 물건보다 상대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소박한 것이 더 오랫동안 소중한 선물이 되기도 합니다.

선물을 할 때에는 상대의 취미와 기호를 잘 알고 오래 흡족한 마음으로 받아드릴 수 있는 선물을 선택해서 주도록 합시다. 그리고 선물을 받았을 때는 반드시 감사의 마음을 전하도록 합시다. 웃으며 주고받는 선물, 우리를 행복하게 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선물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신규호 시인 약력
1939년 서울 출생

동국대 국문학과, 단국대 대학원 수료(문학박사)

1966-72<현대문학>지로 등단 (박목월 시인 추천)

동국대 예술대학원, 한양대 강사를 거쳐 성결대 국문학과 교수

성결대 부총장 역임. 현재 동 대학 명예교수

19대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장 역임(2006~7)

저서 :<한국현대시연구>, <이상문학연구>, <한국현대시와 종교>, <한국기독교시가연구>

편저 : <한국인의 성시>, <샤론의 들꽃>

시집 : <입추이후>, <어둠의 눈>, <사랑아 사람아>, <맨발의 사람>, <보라빛 마음>

수상: '기독교문학상' 수상 '후광문학상' 수상 '동국문학상' 수상

/ 신규호


그대의 눈짓은

죽은 바다를 일깨워

출렁이게 하고

희디흰 손끝으로

일만 굽이 물결을 번뜩이게 한다

가만 가만 스며드는

은실 같은 말씀을

어느 빈 가슴 열어

받아 지니랴

한 가을밤 내 마당에

들렷다 떠나 버린 머나먼 그대,

캄캄한 수평선

어둠을 찢으며 떠오르고,

그대 다니는 길목

밤마다 그늘 속에서 지켜 섰어도

불타는 내 가슴 닿을 길 없이

사라지는 저 이별을 어찌하리오.


아쉬움 / 신규호


어쩌다 서울 하늘에

뜬 달을 바라보면

가슴 속 한 가득 매연이 낀다

피카소의 우는 여인

마음 벽에 걸려 흔들리는 그대여

떼어 낼 것인지, 말 것인지

이리저리 망설이다 달을 놓친다


도봉산에서 / 신규호


도봉산 멧부리 바위 끝에

혼자 앉은 마음으로

늘 그렇게 살아갈 일이다


책갈피 뒤적이듯

마음속이나 살피면서

나뭇잎 제껴 보는

푸른 바람으로 살 일이다


욕심 하나하나

바둑알 놓듯

집 지어 들어 앉혀 잠재워 가면서


가슴 속

사나운 수리 매 한 마리 길들이며

살아갈 일이다



겨울노래 / 신규호


빈 항아리는 아름답다

장독대에서 눈을 맞는

질그릇은 모두 아름답다

잿빛 하늘 아래

가지를 치켜든 동백 한 그루

잎 진 빈 나무는 아름답다

다만 두 팔을 휘저으며

깊은 겨울을 활보하는 사람들

외투자락이 흔들고 간

빈 공간에 나부끼는

눈발은 아름답다

성긴 가지 사이로 트이는 하늘

가슴 열고 한 마리 새를 기르며

가냘픈 노래와 울음을 사랑하는

겨울 산은 아름답다

빈 항아리는 아름답다

눈을 맞는 빈 그릇은 모두

착하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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