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강 스피치와 시낭송 문학의 집‧구로 2014. 5. 19. 월
재미와 보람 / 민문자
오늘은 재미와 보람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의 인생은 오욕칠정(五慾七情)의 삶입니다. 오욕(五慾)은 재물에 대한 욕심(재욕 財慾), 색에 대한 욕망(색욕 色慾), 음식을 먹고 싶어 하는 욕망(식욕 食慾), 명예를 얻으려는 욕심(명예욕 名譽慾), 잠을 자고 싶어 하는 욕구(수면욕 睡眠慾)입니다.
칠정(七情)은 기쁨, 노여움, 슬픔, 즐거움, 사랑, 미움 ,욕심(희 노 애 락 애 오 욕 喜, 怒, 哀, 樂, 愛, 惡, 慾,)입니다. 이외에 인간은 때로는 근심하고 골똘히 생각하며, 슬픔에 젖어 있다가, 깜짝 놀라기도 하고, 두려움(우, 사, 비, 경, 공, 憂, 思, 悲, 驚, 恐)에 떨기도 하며 살아갑니다.
우리는 육체와 정신을 온전히 보존하며 살아야하기 때문에 이것이 꼭 필요한 요소들이지만 모든 것이 지나치면 탈이 나게 마련입니다.
우리는 어떤 일에 재미와 보람을 느끼고 자부심을 가질 수가 있을까요? 나도 행복하고 나로 인하여 네가 행복해할 때 보람을 갖습니다.
인간이 진정으로 잘 사는 길은 나와 네가 모두 함께 잘 살아가는데 목표를 두고 살아가야 합니다.
우리는 취미와 소질에 맞게 재미있는 일을 하고 그 성과가 좋으면 보람도 느끼게 됩니다.
어릴 때 공기놀이, 딱지치기, 숨바꼭질, 새총놀이, 참외서리 등이 얼마나 재미있었습니까.
이런 놀이는 그때그때 아기자기하게 즐거운 기분과 재미있는 느낌을 주었지요. 화투놀이나 트럼프놀이도 퍽 재미있었습니다.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라는 말과 같이 순수한 동심으로 이런 놀이를 즐기다가 성인이 되면 지나치게 개인적인 욕심을 부려 도둑과 도박꾼이 된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쉽게 세상을 살려는 사람들, 그저 재미만 추구하며 사는 사람들이지요. 아무 일도 안 하고 술 담배, 마약을 즐기고 노름만 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이용하여 재미만 쫓는 사람입니다.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칩니다. 이들은 도덕과 윤리를 무시하고 법을 어겨서 인생을 망치고 이웃을 못살게 굴고 사회를 어지럽힙니다.
지난 4월 16일에 일어난 세월호 참사사건도 따지고 보면 사람들이 개인의 재미만 쫓다가 진정한 보람을 놓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사건이 이 사회에 또 국가에 얼마나 큰 해악을 끼쳤습니까. 국민이 모두 두 달이 다 되도록 근심하고 골똘히 생각하며, 슬픔에 젖어 있다가, 깜짝깜짝 놀라기도 하고, 두려움에 떨기도 하는 이 현실이 언제까지 갈지 모르지 않습니까.
지나친 욕심을 제어하려면 중용의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여러 가지 스포츠나 음악 미술 문학 예술 부문 등 자기가 하는 일에 재미와 보람을 느끼고 중용의 마음으로 발전시키면 자신의 성장은 물론 사회에 크게 이바지하게 되어 존경도 받게 됩니다.
오욕칠정을 잘 통제하고 조절하여 지나치거나 모자라지 아니하고 한쪽으로 치우치지도 아니한, 떳떳하며 변함이 없는 상태의 중용의 마음으로 살려고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어떤 일을 재미있게 한 뒤에 얻어지는 좋은 결과나 만족감과 자부심으로
보람을 느낍시다. 공익을 위한 재미있는 일은 보람을 느끼고 당신의 자긍심을 높여줄 것입니다.
오늘은 재미와 보람에 대하여 말씀드렸습니다.
최금녀 시인 약력
서울신문, 대한일보 기자
1960년 '자유문학' 소설 '실어기' 당선,
청하문학상 수상. 1997년 계간 '문예운동' 시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저 분홍 손들』『가본적 없는 길에 서서』 『들꽃은 홀로피어라』『내 몸에 집을 짓는다』『큐피드의 화살』 『길 위에 시간을 묻다』 등. 현대시인상, 청하문학상, 미네르바 작품상 등 수상 2013년 <시인들이 뽑는 시인상> 최금녀 시인 수상
바람에게도 밥 사주고 싶다 / 최금녀
나무들아, 얼마나 고생이 많았느냐
나 잠시도 너희들 잊지 않았다
강물들아, 울지 마라
우리가 한 몸이 되는 좋은 시절이 오고 말 것이다
바람아, 우리 언제 모여 맛있는 밥 먹으러 가자
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밥
한솥밥
우리들 함께 먹는 밥
한솥밥 먹으러 가자
압록강아,
한솥밥 먹는 그날까지
뒤돌아보지 말고
흘러 흘러만 가다오.
곰치국 / 최금녀
주문진 포구, 동해 파도를 타고 도착한 물곰 집
물결 속을 헤집으며
환상적인 한 생을 꿈꾸었을 그 짐승
낯모르는 이들과 나란히 앉아
수만 겹의 물결 어느 곳에도 몸 감출 곳이 없었던,
불행했던 한 마리 물곰을 마음껏 추억했다
출렁, 하면서 바다를 가르며 나타나는
물곰 한 마리
파도 밀려오고 또 밀려가는 파도식당에서
오직 식욕의 파도타기에만 열중했다.
백내장 보고서 / 최금녀
몇 번이고 물감을 겹쳐 바른 화폭
마티에르 속에 보일 듯 말 듯 날고 있는 새
1미터 앞, 사물과 풍경을 송두리째 채색하는
네도, 아니요도 아닌, 중간 색
겉과 속이 다른 음모론陰謀論 아니면
제목조차 붙일 수 없는 안개비, 혹은 캔버스
겹쳐 바른 물감을 긁어내듯
내 눈에 다가오던 메스
나는 그만 내 앞에 나타난
번쩍이는 광휘에 말문이 터졌다
“나무관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