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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강 정직 - 스피치와 시낭송 문학의 집 구로 2014. 4. 28. 월
작성자: 민문자 추천: 0건 조회: 14180 등록일: 2014-04-29

44강 스피치와 시낭송 문학의 집구로 2014. 4. 28.

                 정직

                                                                                                                                민문자

오늘은 정직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세월호 사건으로 제주도행 수학여행에 올랐던 어린 학생을 비롯한 선생님과 또 일반 여행객들이 많은 생명을 잃었습니다.

이 세월호 침몰 대참사가 일어나 열흘이 다 되도록 아직도 사고수습이 안 되어 온 국민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일손을 놓은 채 우두머니가 되어 있습니다. 이 심각성을 어떻게 되돌릴 수가 있을까요.

밖으로 위세를 높이던 무역 강국, 한류열풍이 무색해지는 요즈음입니다. 모래 위에 세운 우리의 자화상을 바라보는 듯싶습니다.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 또다시 핵실험의 위협을 받고 있는 상태에서 이런 사건으로 참담한 심정을 표현할 길이 없군요. 정치인들과 공무원들의 대응을 바라보며 부실투성이인 이 사회의 참모습을 보게 되어 마음이 아립니다. 모두 깊이 반성해야겠습니다.

이런 현실은 따지고 보면 정직하지 못한 행동을 죄의식 없이 너도나도 자행한 결과입니다. 정직하지 못한 마음으로 윤리와 도덕을 경시하고 범법을 자행하고도 물질만 선호하는 황금만능주의에서 기인한 것입니다.

저는 아이들을 기를 때 첫째 밥 잘 먹고 잠 잘 자고 똥 잘 싸면 기본적인 사람 노릇을 잘할 수 있으니 이 세 가지만 잘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이로써 몸이 건강하면 바른 생각과 바른 행동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기본 요건 위에 사람이 상식적이고 도의적인 책임과 윤리관을 가지고 생활한다면 어찌 저렇게 부실한 여객선이 운행할 수 있었겠습니까?

이 사건은 책임의식 없는 여객선 사주와 선장 이하 승무원, 허가관계자 공무원들 기술자들, 모든 이 사회 거짓말쟁이들의 합작사건입니다.

제 돈만 소중하다고, 제 목숨만 소중하다고 어찌 이런 망나니 같은 일들이 일어나겠습니까?

정직하고 선한 사람들이 행복해야 함에도 이런 일이 왜 일어납니까. 모든 사람이 정직한 사회였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는 어렸을 때 우리 집 바깥마당에서 일만 원권 지폐 한 장을 주웠습니다. 그래서 커다란 종이에 우리 집 바깥마당에서 일만 원을 주웠으니 주인은 찾아가시오.’라고 벽에 써 붙였습니다. 바로 아랫집 언니가 잃었던 돈이었습니다. 주인을 찾아주니 마음이 참 기뻤습니다. 나는 가끔 이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기분 좋은 느낌을 받지요.

또 하나는 오래전에 등산 후 하산하다 식당에서의 일이었습니다. 쌈이 담긴 작은 소쿠리와 동동주 항아리에 예쁜 표주박이 참 앙증스러웠습니다. 함께 동행 했던 여자 분이 식사 후에 망설임 없이 소쿠리와 표주박을 자신의 가방에 넣었습니다. 당시에 차마 제지하지 못하고 어이없이 바라만 보았습니다. 그분의 가족이나 그분을 만나거나, 전화통화를 하면 어김없이 그때 그 장면이 떠오릅니다. 나쁜 이미지로 저의 머릿속에 각인된 것이지요.

여러분!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모습으로 투영되기를 바랍니까? 그리고 우리의 자녀들은 어떤 사람으로 자라기를 원합니까? 모든 부모가 정직한 마음과 성실한 모습으로 생활한다면 자녀교육에 그대로 영향을 주어 바른 사회, 밝은 사회가 될 것입니다.

오늘은 정직에 대하여 말씀드렸습니다.

 

 

 

    오하마나호

                            민문자


인천 연안부두 오월 어느 날 일몰 광경

푸른 바다 위에 피어오른 해무

수평선 끝 아슴하게 보이던 섬들


그림으로 남기고 싶도록 참 아름다웠지

황금거울에서 얼룽대는 공 같던 해의 모습

배를 따라 날던 갈매기


해 떨어진 자리엔 새침한 초사흘 초승달

그 위 빛나는 샛별, 터키의 국기를 보는 듯

산타루치아 부르는 소리 찬바람을 덮었다


오하마나호는 잔잔한 물살을 헤치고

칠흑같이 캄캄한 밤바다를 달렸다

붉은 아침 해가 막 솟아오를 때 제주항에 닿았지


그 배가 ()청해진해운의 세월호와 쌍둥이라니

가슴 설레게 하던 낭만스러웠던 기억이

십 년 후 오늘 아찔하게 현기증을 불러온다


 

흐드러지게 꽃이 핀 4월에 

                         민문자


왜 하필 4월인가

햇빛은 저렇게 빛나고

예쁜 꽃들이 방긋방긋 웃는데

온 나라가 슬픔의 늪에 빠졌다

세월호 침몰 대형 참사 누구의 죄인가


달나라 가는 세상에 어이 이런 일이

믿을 수가 없다

꿈 많던 수많은 어린 영혼을 이리 수장하다니

어찌 구조의 손길이 오그라들기만 한단 말이냐

첨단장비 첨단과학도 거짓말이었던가


어둡고 차가운 바닷속에서 스러진 별들아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대한민국이 그대들 목숨 하나 못 건지다니

지리멸렬한 우리 사회 시스템을 한하랴

세계를 주름잡는 한류의 열풍이 무색하다


이제라도 물질 만능 사상의 탐욕

거짓의 탑을 쌓는 수많은 부정부패

더 이상 싹을 그대로 둘 수 없다

마음 마음을 정직하게 세탁을 하자

강력 세제 풀어 깨끗이 하자


 

유안진 약력

1941101일 경북 안동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사대 및 동 대학원에서 교육심리학을 전공하고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교수로 활동하다 2006년부터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로 발령받았다. 한국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월탄문학상, 유심 작품상, 이형기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1965, 1966, 19673회에 걸쳐 박목월 시인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에 시 ··위로가 실리며 등단했고, 1970년 첫 시집 달하를 출간했다. 이향아·신달자와 함께 펴낸 지란지교(芝蘭之交)를 꿈꾸며(1986)로 큰 인기를 얻었으며,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수성이 느껴지는 작품들을 주로 발표했다. 주요작품으로 시집 절망시편(1972), 물로 바람으로(1976), 그리스도 옛애인(1978), 날개옷(1981), 꿈꾸는 손금(1985), 달빛에 젖은 가락(1985), 약속의 별 하나(1986), 풍각쟁이의 꿈(1987), 남산길(1988), 구름의 딸이요 바람의 연인이어라(1993), 누이(1997), 봄비 한 주머니(2000), 다보탑을 줍다(2004) 등이 있고, 수필집으로 우리를 영원케 하는 것은(1985), 그리운 말 한마디(1987), 한국여성 : 우리는 누구인가(1991), 장편소설로 바람꽃은 시들지 않는다(1990), 땡삐(1993) 등이 있다.


내가 나의 감옥이다 / 유안진

 

한눈팔고 사는 줄은 진즉 알았지만

두 눈 다 팔고 살아온 줄은 까맣게 몰랐다

 

언제 어디에서 한눈을 팔았는지

무엇에다 두 눈 다 팔아먹었는지

나는 못 보고 타인들만 보였지

내 안은 안 보이고 내 바깥만 보였지

눈 없는 나를 바라보는 남의 눈들 피하느라

나를 내 속으로 가두곤 했지

가시 껍데기로 가두고도

떫은 속껍질에 또 갇힌 밤송이

마음이 바라면 피곤체질이 거절하고

몸이 갈망하면 바늘 편견이 시큰둥해져

겹겹으로 가두어져 여기까지 왔어라


매웁고도 아린 향기 자오록한 꽃진 흘려서
자욱자욱 붉게붉게 뒤따르게 하라신다 

   

세한도 가는 길 / 유안진

서리 덮인 기러기 죽지로
그믐밤을 떠돌던 방황도
오십령(五十領)고개부터는
추사체로 뻗친 길이다
천명(天命)이 일러주는 세한행 그 길이다
누구와 눈물로도 녹지 않는 얼음장길을
닳고 터진 알발로
뜨겁게 녹여 가라신다
매웁고도 아린 향기 자오륵한 곷진 흘려서
자욱자욱 붉게붉게 뒤따르게 하라신다 


춘천은 가을도 봄이지 / 유안진


겨울에는 불광동이, 여름에는 냉천동이 생각나듯

무릉도원은 도화동에 있을 것 같고

문경에 가면 괜히 기쁜 소식이기다릴 듯하지

추풍령은 항시 서릿발과 낙엽의 늦가을일 것만 같아


春川도 그렇지

까닭도 연고도 없이 가고 싶지

얼음 풀리는 냇가에 새파란 움미나리 발돋움할 거라

녹다만 눈 응달 발치에 두고

마른 억새 깨벗은 나뭇가지 사이사이로

피고 있는 진달래꽃을 닮은 누가 있을 거라

왜 느닷없이 불쑥불쑥 춘천을 가고 싶어지지

가기만 하면 되는 거라

가서, 할 일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 거라

그저, 다만 새봄 한 아름을 만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몽롱한 안개 피듯 언제나 춘천 춘천이면서도

정말, 가본 적은 없지

엄두가 안 나지, 두렵지, 겁나기도 하지

봄은 산 너머 남촌 아닌 춘천에서 오지


여름날 산마루의 소낙비는 이슬비로 몸 바꾸고

단풍든 산허리에 아지랑거리는 봄의 실루엣

쌓이는 낙엽 밑에는 봄나물 꽃다지 노랑웃음도 쌓이지

단풍도 꽃이 되지 귀도 눈이 되지

春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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