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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했던 벗 이충성 세상뜨다- 조사(弔辭)

작성자: 민문자

추천: 0건 조회: 10802 등록일: 2014-01-19

첨부파일:

물 한 잔.JPG(79.7KB)Download: 0, 이충성.JPG(154.1KB)Download: 0, 김기영.JPG(127.3KB)Download: 0, 1.20.JPG(130.7KB)Download: 0

<IMG src="/rankup_module/rankup_board/attach/mjmin7/13903000991968.jpg"><IMG src="/rankup_module/rankup_board/attach/mjmin7/13903000900680.jpg"><IMG src="/rankup_module/rankup_board/attach/mjmin7/13903000780766.jpg"><IMG src="/rankup_module/rankup_board/attach/mjmin7/13901433060767.jpg">   아침 10시 45분 날아온 메시지   부고   김장호모친 이충성(노엘라) 별세 빈소 : 안양 한림대성심병원 장례예식장 발인 : 2014.01.21(화) 아침9시 장지 : 용인 천주교 공원묘원 연락처 : 김기영 010-2757-7559, 김장호 010-8722-7559, 김재호 010-6288-0915   좀더 자주 만나러 가야 했을 걸   전화라도 더 자주 해야 했을 걸   더 따뜻한 말로 위로해 주어야 했을 걸   미안하다 친구야!   이제는 아무 소용없는 일   얼른 약수터로 달려가 물을 길어왔다.   이 무거운 세상 떠나는데 몹시 목이 탈지도 몰라   이 한 잔의 물이 저 세상 문을 밀치고 들어가는 힘이 되기를 바란다.   아무일도 손에 잡히지 안는 걸 억지로 자판을 두둘겨 마지막 길 떠나는   벗에게 조사(弔辭)로 전송한다.   ~~~~~~~~~~~~~~~~~~~~~~~~~~~~~~~~~~~~~~~~~~~~   
조사(弔辭)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o:p></o:p> 
정다운 친구 그대여 
기어이 이 세상을 하직합니까 
꽉 잡았던 사랑하는 가족들의 손을 어이 놓았습니까. 
그대 장자의 물기 어린 목소리에 가슴 먹먹합니다. 
왜 그리 함께하는 시간을 자주 갖지 못하였는지 
돈독했던 젊은 날의 우정이 부끄럽습니다. 
꽃피고 새우는 날 모두 놓치고 흰 눈이 펄펄 내리는 엄동설한 
그날의 해후가 마지막이 될 줄 정말로 몰랐습니다. 
그대 좋아하는 호박떡과 단감을 가지고 자주 찾아가 만나자던 마음이 
이제 무위로 돌아가 그대 떠나는 오늘에 뒤늦은 회한이 가슴을 칩니다. 
어려운 시절에 태어난 우리들의 웃음꽃으로 
항상 긍정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온 그대 
그 몹쓸 병마에 사로잡혀 수년간 투병하기가 얼마나 힘들었습니까. 
하늘이 그대 쓰임이 필요해서 그대를 남보다 먼저 데려간다면 
그 누가 말릴 장사가 있습니까. 
사랑하는 가족을 떼어놓고 서방정토 향해 홀로 찾아 떠나는 길 
내 집 앞을 스쳐 지날 때 마른 입술도 축이고 물 한 모금 마시고 가라고 
얼른 약수터로 달려가 물을 떠 왔습니다. 
정갈한 청수 한 잔 서창에 올려놓고 그대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이 무력감에 망연자실합니다. 
부디 이 물 한 잔 드시고 내 부족했던 마음을 용서하소서. 
침잠하듯 조용히 무거운 수심을 다스리며 
순리의 차례를 기다리며 그대를 먼저 보냅니다. 
오늘 그대를 떠나보내면서 평소 베풀어 주던 유덕을 추모 
뜨거운 눈물을 삼키며 내세의 복이 무궁하기를 염원합니다. 
부디 하늘나라 꽃자리에서 행복하소서. 
삼가 옷깃을 여미고 명복을 빕니다. 
  <o:p></o:p> 
벗 이충성을 떠나보내며 
2014년 1월 19일 소정 민문자 근조 
  <o:p></o:p> 
  <o:p></o:p>    1월 20일은 함박눈이 펄펄, 온 천지가 흰꽃으로 뒤덮였다. 
  
1월21일 새벽 6시에 안양 한림대 장례예식장에 가는길은 어제 온 눈이 얼어붙어 빙판이 미만저만이 아니다. 
밤새워 쓴 한지두루마리 조사를 발인제에서 낭독하니 가족 친지들의 슬픔이 더욱 고조되었다. 
비산동 천주교 성당에 가서 하늘나라로 보내는 의식에 참가하고 서울로 되돌아왔다. 
아침 7시 40분에 충성이가 마지막 주는 밥을 먹는데 갑자기 정신이 혼미해지면서 오른쪽 팔의 무력감에 잠시 어쩔줄 몰랐다. 아마도 벗의 영혼이 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는것만 같았다. 
조사를 써 가족들 앞에서 빛내주었다고. 포옹하는 인사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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