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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강 스피치와 시낭송 문학의 집‧구로 2013. 11. 25. 월

작성자: 민문자

추천: 0건 조회: 10221 등록일: 2013-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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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rc="/rankup_module/rankup_board/attach/mjmin7/13854872173872.jpg"><IMG src="/rankup_module/rankup_board/attach/mjmin7/13854872081503.jpg"><IMG src="/rankup_module/rankup_board/attach/mjmin7/13854871776581.jpg"><IMG src="/rankup_module/rankup_board/attach/mjmin7/13854871392787.jpg"> 
제22강 스피치와 시낭송 문학의 집‧구로 2013. 11. 25. 월 
                          
       인내심 
  오늘은 인내심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어릴 때에는 “인내는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 라는 표어가 새겨진 액자를 가정집이나 이발소에서 자주 보았습니다. 
아마도 그 시절 그 표어대로 많은 사람이 열악한 환경에서도 인내심을 가지고 자기 분야에서 각자 노력한 결과, 우리나라가 이만큼 잘살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선진국의 도움으로 살아가던 우리나라가 이제는 천재지변으로 고생하는 나라를 크게 돕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은혜를 갚는 셈이지요. 
지금부터 약 90여 년 전에 영국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한 시골 소년이 런던의 어느 큰 교회를 찾아갔습니다. 소년은 집이 몹시 가난해 더는 공부를 할 수 없게 되자, 교회의 도서관에서 잔심부름하며 공부도 하고 책도 읽으려고 무작정 올라온 것이었습니다. 소년은 목사가 외출하고 없자 대기실에서 기다렸습니다. 소년의 등 뒤엔 수많은 책으로 가득했습니다. 그것을 바라보는 소년의 눈에 반짝 빛이 났습니다. 흥분한 소년은 책을 둘러보다가 한쪽 구석에 두껍게 먼지가 쌓인 책 한 권을 발견했습니다. 볼품이 없는 그 책은 아무도 펼쳐보지 않은 듯했습니다. 소년은 먼지라도 털 생각으로 책을 꺼냈다가 차츰 그 내용에 빨려들게 되었습니다. 그 책은 페브리에의 『동물학』이었습니다. 소년은 좀 지루했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끝까지 그 책을 열심히 읽었습니다. 마침내 마지막 장을 읽었을 때 뒷장에 이런 메모가 남겨져 있었습니다. “이 책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제 곧 런던법원으로 가서 1136호의 서류를 가지십시오.” 
어리둥절한 소년은 곧장 법원으로 달려가 서류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서류엔 소년에게 400만 달러의 유산을 상속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소년은 눈을 비비며 다시금 꼼꼼히 서류를 읽어보았습니다. “이것은 나의 유언장입니다. 당신은 나의 저서를 처음으로 읽어주신 분입니다. 나는 평생을 바쳐 동물학을 연구하고 책을 썼지만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한 권의 책만 런던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 도서관에 기증하고 나머지 책은 모두 불살랐습니다. 당신이 그 교회의 내 유일한 저서를 읽어주셨으니 내 전 재산을 드리겠습니다. - F.E. 페브리에 - ” 이 사건은 영국에서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모두 엄청난 유산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소년은 페브리에의 뜻을 기려 영국 전역에 도서관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좋은 책을 보급하는 데 힘썼으며 가난한 사람들을 도우며 평생을 보냈습니다. 인내심으로 읽은 책 한 권이 소년에게 놀라운 행운과 변화를 가져온 것입니다. 
여러분, 모든 일은 중도에서 그치면 아니한 만 못합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시작할 때에는 자신이 감당할 만한 일인지 심사숙고하여 시작하고, 시작했으면 끝까지 해내는 인내심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인내는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 라는 표어를 되새기고, 우리 모두 자신이 하는 모든 일에 보람을 느끼며 인내심을 길러 끝까지 해내는 습관을 기릅시다. 
오늘은 인내심에 대하여 말씀드렸니다. 
절 정 (絶頂) 
이 육 사 
매운 계절(季節)의 채찍에 갈겨 
마침내 북방으로 휩쓸려 오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高原) 
서릿발 칼날진 그 위에 서다. 
  
어데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 
한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 
   
이러매 눈감아 생각해 볼밖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문장. 1940> <육사시집 1946> 
   이육사 약력   
1904.04.04~1944 
출생지 
경상북도 안동 
데뷔 
1935.신조선에 ｢황혼｣ 발표 
본명은 원록(源綠). 1904년 4월 4일 경북 안동 출생. 보문의숙에서 신학문을 배우고, 대구 교남학교에서 잠시 수학했다. 1925년 독립운동단체 의열단에 가입, 그 해 일본으로 건너갔다가 다시 의열단의 사명을 띠고 북경으로 갔다 1926년 일시 귀국, 다시 북경으로 가서 북경사관학교에 입학, 이듬해 가을에 귀국했으나 장진홍(張鎭弘)의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사건에 연좌, 3년형을 받고 투옥되었다. 이 때 그의 수인(囚人) 번호가 264번이어서 호를 육사(陸史)로 택했다고 전한다. 1929년에 출옥, 이듬해 다시 중국으로 건너갔다. 그곳 북경대학 사회학과에서 수학하면서 만주와 중국의 여러 곳을 전전, 정의부(正義府)‧군정부(軍政府)‧의열단(義烈團) 등 여러 독립운동단체에 가담하여 독립투쟁을 벌였으며, 노신(魯迅)을 알게 된 것도 이 무렵이었다. 1933년 9월 귀국하여 이 때부터 시작(詩作)에 전념, 육사란 이름으로 작품을 발표하였다. 그의 첫 작품은 1935년 『신조선』에 발표한 ｢황혼｣이었다. 1934년 신조선사 근무를 비롯하여 중외일보사, 조광사, 인문사 등 언론기관에 종사하면서 시 외에도 한시와 시조, 논문, 평론, 번역, 시나리오 등에 손을 대어 재능을 나타냈다. 1935년 시조 ｢춘추삼제(春秋三題)｣와 시 ｢실제(失題)｣를 썼으며, 1937년 <A href="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33588">신석초</A>‧<A href="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33678">윤곤강</A>‧<A href="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33190">김광균</A> 등과 『자오선』을 발간하여 <A href="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36074">｢청포도｣</A>, ｢교목｣, <A href="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34587">｢파초｣</A> 등의 상징적이면서도 서정이 풍부한 목가풍의 시를 발표했다. 
그의 시 발표는 주로 『조광』, 『풍림』, 『문장』, 『인문평론』을 통하여 1941년까지 계속되었으나, 시작활동 못지 않게 독립투쟁에 헌신하여 전 생애를 통해 17회나 투옥되었다.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A href="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36071">｢광야｣</A>와 <A href="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36073">｢절정｣</A>에서 드러나듯이 그의 시는 식민지하의 민족적 비운을 소재로 삼아 강렬한 저항 의지를 나타내고, 꺼지지 않는 민족정신을 장엄하게 노래한 것이 특징이다. 1941년 폐를 앓아 성모병원에 입원, 잠시 요양했으나 독립운동을 위해 1943년 초봄 다시 북경으로 갔다. 그 해 4월 귀국했다가 6월에 피검되어 북경으로 압송되어 수감중 북경의 감옥에서 옥사했다. 1946년 <A href="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35367">『육사시집』</A>이 발간되었다. 
<A name=education>학력사항</A> 
<A name=education>-보문의숙</A> 
<A name=education>-대구 교남학교</A> 
<A name=education>-중국 북경사관학교(중퇴)</A> 
<A name=education>-중국 북경대학교 - 사회학</A> 
<A name=education><A name=career>경력사항</A></A> 
<A name=career>-독립운동단체 의열단 활동</A> 
<A name=career>1934~신조선사 근무</A> 
<A name=career>-중외일보 근무</A> 
<A name=career>-조광사 근무</A> 
<A name=career>-인문사 근무</A> 
  <A name=career>참고자료(절정)</A> 
<A name=career>  </A><A name=career>많은 논자들의 지적대로, 이 시는 기승전결 식의 시상 전개와 시적 구조를 이루며 간결한 시행으로써 생략과 압축의 효과를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한시와 닮아 있다. 형태상 이런 고전적인 특징은 자기감정을 고도로 통어하고 있는 절제감이 빚어낸 것으로 시 전체에 강한 긴장미를 부여하고 있다.</A> 
<A name=career>이 긴장미는 궁극적으로, 시인을 둘러싸고 있는 외적 세계와 팽팽히 맞서고 있는 시인의 세계인식에 기인할 것이다. 1연의 ‘매운 계절의 채찍’은 당시 시대 상황과 연결시킨다면 식민 통치하의 전제적인 폭력이 될 것이며, 그것을 포괄하여 인간적인 삶과 그에 대한 지향을 압제하는 일체의 부정적 힘이라 할 것이다. 그 힘에 의해 가장자리, 극한을 뜻하는 ‘북방’으로 휩쓸려온 것이다. 시적 화자가 극한에 내몰리고 있음은 2연으로 이어지는 점층적 표현 ‘북방 → (하늘이 따라오다가 지쳐 더 못 오르는 높은) 고원 → (서릿발이 서리도록 날카롭게) 칼날진 그 위’에 의해 강조된다.</A> 
<A name=career>이 같은 극한의 궁지, 한계 상황에 내몰린 사람이 취할 수 있는 것은, 현실을 주재하는 초월적인 절대자의 존재를 믿고 그의 도움을 바라는 것이다. 화자 역시 절대자 앞에 무릎을 꿇고 구원을 빌려 해보지만, 그마저 불가능함을 알아차리게 된다. 칼날 위에 서야 한 발 비껴 서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으니 무릎을 꿇을 공간이 없는 것이다.</A> 
<A name=career>4연에 이르러 화자는 이러한 상황, 현상을 승인한다. ‘눈감’는다는 것은 유일한 현실적인 선택이며, 현실적인 좌절의 자인이다. 그러나 이 비극적 장면은 눈부신 전환을 이룩한다.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개’라는 역설적 인식이 그것이다. 차가움, 비정함, 매서움, 날카로움, 무채색 등을 심상으로 갖는 강철과 찬란함, 둥긂, 황홀함, 부드러움, 따뜻함 등을 심상으로 갖는 무지개라는 서로 대립적인 두 사물을 등치시키고 있다. 이 비유는 일상적 어법으로는 해독하기 어려운 구절이다. 동떨어진 두 사물의 병치가 그렇고 그것으로 ‘겨울’을 빗대어 표현한 것 또한 그렇다.</A> 
<A name=career>이는 시적 화자가 ‘절정’에 이른 정황과 연관시켜야 이해될 수 있다. 매운 계절에 맞서 마침내 칼날 위에 서서 현실적 좌절을 승인하는 화자에게 ‘겨울’은 ‘강철’의 이미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온전한 인간적인 삶의 향유를 위해 온몸을 바쳐 대결해 온 그에게 그 좌절은 자신의 지향점을 위한 또 하나의 빛나는 정점이 된다. 따라서 ‘겨울’은 그에게 오히려 찬란한 빛살을 휘뿌리는 ‘무지개’와도 같이 된다. 결국 막바지에 이르러서도 한 점 물러섬이 없는 결단과 신념이 이러한 인식을 성취한다. 이 비유는 ‘일련의 패배 혹은 좌절을 매개로 하여 정신의 완성을 이룩하는 과정’을 나타낸 것으로 ‘비극적 삶의 인식과 그 초월’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A>. 
  
  꽃           <A name=career>이 육 사</A> 
<A name=career></A>   <A name=career>동방은 하늘도 다 끝나고</A> 
<A name=career>비 한 방울 나리잖는 그 때에도 </A> 
<A name=career>오히려 꽃은 빨갛게 피지 않는가.</A> 
<A name=career>내 목숨을 꾸며 쉬임 없는 날이여</A> 
<A name=career>  </A> 
<A name=career>北쪽 쑨드라에도 찬 새벽은 </A> 
<A name=career>눈 속 깊이 꽃 맹아리가 움직거려</A> 
<A name=career>제비떼 까맣게 날아오길 기다리나니</A> 
<A name=career>마침내 저버리지 못할 약속(約束)이여 !</A> 
<A name=career>  </A> 
<A name=career>한 바다 복판 용솟음 치는 곳</A> 
<A name=career>바람결 따라 떠오르는 꽃성(城)에는</A> 
<A name=career>나비처럼 취(醉)하는 회상(回想)의 무리들아</A> 
<A name=career>오늘 내 여기서 너를 불러 보노라</A> 
<A name=career><｢육사시집(陸史詩集)｣(1946)></A>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o:p></o:p> 
<A name=career>참고자료</A> 
<A name=career>  </A> 
<A name=career>이 시는 시적 상황 전체가 상징적 의미를 띠고 있다. 그리고 각 연의 첫 3행은 상황, 마지막 행은 화자의 의지(意志)를 표현하여 선경 후정(先景後情)의 구조로 되어 있다.</A> 
<A name=career>제1연은 극한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밝은 내일, 즉 광복을 위하여 하루하루의 삶을 바쳐 정진하겠다는 것이다. 하늘도 끝나고 비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때에도 역설적으로 꽃은 피지 않는가? 결코 절망할 수는 없다. ‘동방’은 우리 민족의 삶의 터전인 한반도를 가리킨다. ‘하늘도 다 끝나고’와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은 생명체가 살 수 없는 극한 상황의 표현이다. ‘꽃’은 새 생명의 탄생으로 해석된다.</A> 
<A name=career>제2연은 제1연과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으나 구체적이다. 추운 겨울에도 제비 떼가 까맣게 날아오는 봄을 기다리면서 꽃 맹아리가 옴작거리듯이 화자인 나도 지금은 가혹한 상황이지만 잃어버린 조국을 되찾기 위한 활동을 해야겠다는 약속을 저버릴 수는 없다.</A> 
<A name=career>제3연은 억눌림과 인고(忍苦) 끝에 찾아올 광복의 날에 환희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것이다. ‘한바다 복판 용솟음치는 곳’은 억눌림 속에서의 몸부림을 뜻하고, ‘꽃 성(城)’은 혹독한 시대 상황이 걷히는 날, 즉 광복의 날을 뜻하며, ‘나비’는 광복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우리 민족과 동일시한 것이다.</A> 
<A name=career>이 시는 한마디로 말해서 자신이 처한 현실을 극한 상황으로 인식하는데 그치지 않고 새 생명의 탄생을 위한 준비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 시인은 겨울과 새벽을 고통의 시간으로 보지 않는다.</A> 
<A name=career>  </A>   
 <A name=career>청포도(靑葡萄)</A>   <A name=career>이 육 사</A> 
<A name=career>내 고장 칠월(七月)은 </A> 
<A name=career>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A> 
<A name=career>  </A> 
<A name=career>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A> 
<A name=career>먼 데 하늘이 꿈꾸며 들어와 박혀</A> 
<A name=career>  </A> 
<A name=career>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A> 
<A name=career>흰 돛 단 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A> 
<A name=career>  </A> 
<A name=career>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A> 
<A name=career>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A> 
<A name=career>  </A> 
<A name=career>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먹으면</A> 
<A name=career>두 손을 함뿍 적셔도 좋으련</A> 
<A name=career>  </A> 
<A name=career>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A> 
<A name=career>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A> 
<A name=career><청포도(靑葡萄)1939></A> 
<A name=career>  </A> 
<A name=career>* 먼데 하늘이 : 은유법, 하늘은 청도포의 깨끗한 색깔. 청포도로 표시되는 고향을 청순한 하늘과 관련을 지어 시각적 심상의 표현 효과를 높임 </A> 
<A name=career>*내 그를 맞아 : 그는 내가 애타게 기다리는 인물 또는 세계(조국광복 이상 실현)이다. 그는 세파에 모질게 시달렸으나 여전히 고고한 정신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인물을 다시 맞이할 수 있다면 내 고향은 다시 회복되는 것이므로 나 역시 은쟁반 모시 수건과 같은 깨끗함으로 그를 기다린다. </A> 
<A name=career>  </A> 
<A name=career>▶참고자료</A> 
<A name=career>이 시는 육사에게서 흔히 보게 되는 갈등 의식이나 대결 의지가 드러나지 않는 대신 수준 높은 서정성이 주목되는 작품이다. 일제에 대한 투쟁으로 한평생을 살아온 육사였지만, 그는 이와 같은 아름다운 정서를 소유한 로맨티스트였다. 이 낭만성이야말로 그의 저항 의지를 더욱 뜨겁게 달구어 준 용광로 구실을 했을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시는 그의 투쟁 의지가 포도송이처럼 내면화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A> 
<A name=career>이 작품은 시각적 이미지의 시어 선택과 청․백의 색채의 대조로써 시적 분위기를 선명하게 하고 있으며, ‘청포도’를 비롯한 여러 전통적 소재들을 이용하여 정감어린 고향의 이미지를 맑고 깨끗한 세계로 승화시킨 다음, 이런 순수한 공간에서 함께 지낼 어느 청포를 입은 ‘손님’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노래하고 있다.</A> 
<A name=career>이 시를 온전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화자가 처해 있는 시간적, 공간적 배경에 유의해야 한다. 화자의 고장은 바야흐로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이고,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풍요로운 삶과 인간의 새로운 만남을 약속하는 땅이다. 그 곳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화해로운 삶의 터전이다. 그러나 일제 암흑기에 처해 있는 화자로서는 그 삶의 가능성이란 아직 ‘전설’로만 존재할 수밖에 없다. </A> 
<A name=career>6연 10행의 이 시는 의미상 세 단락으로 나눌 수 있다. </A> 
<A name=career>1․2연의 첫 단락에서 화자는 ‘청포도’가 익어가는 고향의 칠월을 묘사하고 있다. 여기서 ‘청포도’란 단순한 과일의 의미가 아니라, 한 마을의 뿌리와 유래를 의미하는 것으로, 화자는 ‘청포도’를 통해 밝은 미래가 담고 있는 ‘전설’을 보고 있다. ‘전설’은 조상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평화로운 삶의 이야기이자, 민족이 염원하는 희망으로 ‘주저리주저리’와 ‘알알이’라는 두 개의 부사로써 감각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3․4연의 내용을 고려한다면, 그것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올 어느 ‘손님’으로 표상된 광복의 세계라 할 수 있다. </A> 
<A name=career>3․4연의 둘째 단락에서 제시되고 있는 ‘청포를 입은 손님’은 ‘청포도’와 유추적 관계로, 그는 단순한 화자의 손님이 아니라, 어두운 역사와 함께 ‘고달픈 몸으로’살고 있는 존재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그는 ｢광야｣의 ‘백마 타고 오는 초인(超人)’과 같은 존재로서, 화자의 그리움의 대상일 뿐 아니라 바로 그런 인물로 대표되는 조국의 광복을 표상하고 있다. </A> 
<A name=career>5․6연의 셋째 단락에서 화자는 그 ‘손님’과의 만남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굳은 믿음 아래 그를 위해 정성스럽게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그를 맞아 누리는 행복의 기쁨을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이라는 함축된 구절로 제시하고 있으며, 그러한 순간을 위해 ‘은쟁반’과 ‘모시 수건’과 같이 깨끗하고 정성스러운 기다림의 준비 과정을 그려 놓고 있다.</A> 
<A name=career>그러므로 이 시는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오는 조국 광복의 그 날, 잃어버린 고향과, 그 같은 평화롭고 화해로운 인간적 삶을 다시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육사의 아름다운 소망과 굳은 의지를 ‘청포도’라는 사물을 통하여 밝고 건강한 분위기와 서정성이 충만한 표현 방법으로써 보여 주고 있다. </A> 
   
<A name=career>  </A>  광 야(曠野) <A name=career>이 육 사 </A> 
<A name=career>까마득한 날에 </A> 
<A name=career>하늘이 처음 열리고</A> 
<A name=career>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A> 
<A name=career>  </A> 
<A name=career>모든 산맥들이</A> 
<A name=career>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A> 
<A name=career>차마 이 곳을 범(犯)하던 못하였으리라.</A> 
<A name=career>  </A> 
<A name=career>끊임없는 광음(光陰)을</A> 
<A name=career>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A> 
<A name=career>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A> 
<A name=career>  </A> 
<A name=career>지금 눈 내리고</A> 
<A name=career>매화(梅花) 향기 홀로 아득하니</A> 
<A name=career>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A> 
<A name=career>  </A> 
<A name=career>다시 천고의 뒤에</A> 
<A name=career>백마(白馬)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A> 
<A name=career>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A> 
<A name=career>                     <육사시집 1946></A> 
<A name=career></A>   
<A name=career>* 까마득한 ～ 열리고 : 아득한 옛날에 천지가 처음 개벽되고, 태초에 처음으로 천지 창조가 이루어지고</A> 
<A name=career>* 어디 ～ 들렸을랴 : 어찌 닭 우는 소리인들 들렸겠는가? (안 들렸다) - 광야의 원시적 미명(未明) 상태를 표현한 것임.</A> 
<A name=career>* 모든 ～ 휘달릴 때도 : 지구의 표피(表皮)가 형성될 때에도. (표현) : 의인법 (연모해, 휘달릴) </A> 
<A name=career>* 차마 ～ 못하였으리라 : 감히 광야에까지 침범하지는 못하였을 것이다.</A> 
<A name=career>* 끊임없는 광음 ～ 지고 : 쉼이 없이 흐르는 계절이 찾아왔다가는 가 버리고 (표현) : 대유법, 은유법, 활유법 (광음-대유법, 계절이 피어선 지고- 은유법, 활유법)</A> 
<A name=career>* 큰 강물이 ～ 열었다. : 큰 강물이 처음으로 광야를 가로 흐르게 되었다.</A> 
<A name=career>* 지금 ～ 아득하니 : 지금은 눈이 내리고 매화의 향기는 홀로(광야를) 은은하게 풍기니.</A> 
<A name=career>* 내 여기 ～ 씨를 뿌려라 : (미래의 민족 시인의 출현을 위해서)나는 이 넓은 광야에 서 보잘 것 없는 것이지만 조국과 민족을 위한 노래(詩)를 준비하겠다.</A> 
<A name=career>* 다시 천고 ～ 뒤에 : 멀고 먼 훗날에, 오랜 세월 뒤에</A> 
<A name=career>* 백마 ～ 초인(超人)이 있어 : 흰말을 타고 찾아올 위대한 사람이 있어.</A> 
<A name=career>* 이 광야(曠野) ～ 하리라 : 민족 시인으로 하여금 이 역사와 생명의 광장에서 장한 민족의 노래를 부르게 하겠다.</A> 
<A name=career>▶참고자료</A> 
<A name=career>윤동주와 함께 일제 암흑기의 2대 민족 시인이자 저항 시인으로 일컬어지는 이육사는 1935년 '신조선'에 시 <황혼>을 발표하며 등단한 이후 1937년 신석초, 윤곤강, 김광균과 함께 동인지 '자오선'을 발간하는 등, 상징적이면서도 서정성이 풍부한 목가풍의 시를 발표하였다. 그의 시작 발표는 주로 󰡔조광(朝光)󰡕을 통하여 1941년까지 계속되었으나, 시작 활동 못지않게 독립 투쟁에도 헌신, 전 생애를 통해 17회나 투옥되었으며, 40세에 북경 감옥에서 옥사하였다. 그의 작품은 대부분이 1935년부터 1941년까지의 기간 중에 씌어졌는데, 이때는 그가 중국과 만주 등지를 전전하던 때인 만큼 광활한 대륙을 배경으로 한 침울한 북방의 정조(情調)와 함께 전통적인 민족 정서가 작품에 깃들어 있다. 대표작인 <광야>에서 보듯이 그의 시는 식민지 치하의 민족적 비운(悲運)을 소재로 삼아 강렬한 저항 의지를 나타내고 있으며, 꺼지지 않는 민족정신을 장엄하게 노래한 점이 특징이라 하겠다.</A> 
<A name=career>이 시는 육사의 확고한 역사의식에 바탕을 둔 현실 극복 의지가 예술성과 탁월하게 조화를 이룬 작품으로, 자기 극복의 치열성에 바탕을 둔 초인 정신과 투철한 현실 인식에서 출발하는 지사(志士) 의식, 그리고 순환의 역사관에 뿌리를 둔 미래 지향의 역사의식 등이 종합적으로 나타나 있다. 이 작품은 15행의 5연시로 과거(1～3연), 현재(4연), 미래(5연)의 시간적 추이에 따라 구성되어 있는데, ‘까마득한 날’에서 ‘다시 천고의 뒤’까지의 시간의 흐름은 조국의 현실을 ‘광야’로 상징한 역사의식의 표출이다. </A> 
<A name=career>1연에서는 천지가 개벽하는 태초의 상황을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라는 부정적 설의법을 이용하여 광야의 원시성과 신성성을 보여 주고 있으며, 2연에서는 활유법을 구사하여 광야의 광활하고 장엄한 모습을 역동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A> 
<A name=career>3연에서는 신성한 공간인 광야에서 태동한 우리 민족사의 유구한 역사와 문명을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라는 동적 이미지로써 보여 주는 한편,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에서는 시간적 개념인 ‘계절’을 ‘피어선 지고’라는 시각적 이미지로 감각화하고 있다. 4연에서는 일제의 압제를 상징하는 ‘눈’과 조국 광복의 기운이자 온갖 폭압에 맞서 싸우는 절조(節操)인 ‘매화 향기’를 대립시킨 가운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라는 미래에 대한 굳은 의지를 노래하고 있다. 여기에서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의 ‘아득하니’는 ‘멀다’의 뜻이 아니라, ‘그윽하고 은은하다’의 의미이며, ‘노래의 씨’는 가혹한 현실을 극복할 수 있게 해 주는 생명의 의지로, ‘씨’에 함축되어 있는 자기희생적 이미지를 통해 화자의 극복 의지를 보여 주고 있다. 한편, ‘가난한’이라는 수식어는 자기 겸손의 표현이기보다는 냉혹한 현실 상황에서 홀로 행하는 행동임을 반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A> 
<A name=career>마지막 5연에서는 새 역사에 대한 소망이자 조국 광복에 대한 굳은 확신을 통하여 미래 지향의 확고한 역사의식을 제시하고 있다. 암담한 현실 상황에 화자가 뿌린 ‘가난한 노래의 씨’를 수확하여 ‘목놓아’ 노래 부를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은 바로 불행했던 역사를 몰아내고 온갖 질곡과 고통으로부터 민족을 구원하여 찬란한 민족 문화를 꽃 피울 인물이다. 그런데 그 ‘초인’의 도래는 막연한 추측이 아니라, <꽃>에서의 ‘마침내 저버리지 못할 약속’과 같은 확고한 믿음임을 ‘초인이 있어’에서의 ‘있어’를 통해 알게 해 준다. </A> 
<A name=career>따라서 이 시는 ‘광야의 원시성․신성성’ → ‘광야의 광막성’ → ‘민족사의 태동과 개척’ → ‘현실 인식과 선구자 의식’ → ‘초인 정신과 예언자적 역사의식’의 구조로 파악할 수 있다. 이처럼 이 시는 육사의 투철한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하여, 지사적․예언자적 기품과 단호하고 강인한 남성적 어조로써 신념에 찬 조국 광복에 대한 염원을 노래한 민족시의 정화(精華)라고 할 것이다.</A> 
<A name=career>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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