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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민 문학 콘서트 마지막회- 유홍준과의 대담

작성자: 민문자

추천: 0건 조회: 10459 등록일: 2013-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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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rc="/rankup_module/rankup_board/attach/mjmin7/13779178086448.jpg"><IMG src="/rankup_module/rankup_board/attach/mjmin7/13779177966972.jpg"><IMG src="/rankup_module/rankup_board/attach/mjmin7/13779177904662.jpg"><IMG src="/rankup_module/rankup_board/attach/mjmin7/13779176705998.jpg"> 
권영민 문학콘서트 - 현대시, 그 서정의 폭과 깊이 
  
  

2013년 예술가의 집 권영민의 문학콘서트가 7월4일부터 8월 29일까지 매주 목요일 저녁 7시30부터 9시까지 열렸다. 오늘은 그 마지막 회, 권영민 교수는 2013년 소월시 문학상 수상 시인 유홍준 작가를 초대하여 대담형식으로 <현대시, 그 서정의 폭과 깊이>를 우리에게 들려주었다. 올 여름 특강의 백미이다. 

―시인으로서 소월시 문학상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소월시 문학상이 저와는 관계가 없고 정말로 시를 잘 쓰는 사람들에게 주는 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상의 무게감 때문에 짓눌리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권영민 교수가 유홍준 시인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였다. 
"유홍준 시인은 1962년생 50세로 1998년 등단, 15년이나 되었습니다. 경남 산청 출신으로 향토시인이십니다. 시인은 운명, 타고난 천품으로 시를 쓰는 것입니다. 박목월 시인이 계성중학에 다닐 때, 경주 시단에 등단, 졸업 후 금융조합에 근무하며 잡지사에 투고했는데 그때 추천시인이 정지용 시인이셨습니다. 그때 말씀이 '북녘에 소월이 있다면 남쪽에 목월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 
시인을 알아본 혜안, 시인은 의도하지 않은 시기에 시인으로 태어나기도 합니다. 유홍준은 고등학교 졸업 후 온갖 직업을 전전하며 생활하다보니 저절로 시가 나와 천품으로 시인이 된 분입니다." 
문단에는 상도 많고 수상제도도 많습니다. 소월시문학상은 향토성 짙은 서정으로 한국시의 영역을 넓힌 소월 김정식의 시 정신을 기리고 계승하기 위해 1987년 문학사상사(文學思想社)가 제정한 상으로, 해마다 수상작을 선정하여 시상합니다. 
2013년도 제28회 소월시문학상에는 유홍준 시인의 〈북천―까마귀〉 외 23편이 선정되었습니다. 소월시문학상 심사위원회(김남조·오세영·김승희·문태준·권영민) 5명이 15명의 문학상 후보를 두고 본격적으로 심사가 있었는데 3명 이상의 지지를 받는 자로 선택이 되는바 심사위원 전원이 유홍준 시인을 선택했습니다." 
―수상통보를 받고 기분이 어떠하셨습니까? 
"전화로 통보를 받고 믿기지 않아 긴가 민가 했으나 일주일 후에 신문을 보고 실감했습니다. 대구에 사는 시인이 전화로 축하해주며 '소월문학상을 받았으니 좀 까불어도 된다, 실컷 즐겨라.'라고 했습니다. 
―우리나라2013년 문인주소록을 보면 시인이 5000명이나 됩니다. 시적 배경인 <북천>을 쓴 동기는 무엇입니까? 
"<북천>은 하동의 지명입니다. 하동군 북천면 이병주문학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북천에서 제일먼저 <신발장>을 쓰고 다음 <북천>을 썼습니다. 운명처럼 북천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연작시를 쓰게 되었는데 30여 편 썼습니다. 
  

북천-까마귀 / 유홍준 
  

어제 앉은 데 오늘 앉아 있다 
지푸라기가 흩어져 있고 바람이 날아다니고 
계속해서 
무얼 더 먹을 게 있는지, 
새카만 놈이 새카만 놈을 엎치락뒤치락 쫓아내며 쪼고 있다 
전봇대는 일렬로 늘어서 있고 차들은 휑하니 지나가고 
내용도 없이 
나는 어제 걸었던 들길을 걸어 나간다 
사랑도 없이 싸움도 없이, 까마귀야 너처럼 까만 외투를 입은 나는 오늘 하루를 보낸다 
원인도 없이 내용도 없이 저 들길 끝까지 갔다가 온다 
  
―까마귀란 시에서 무엇을 그려보려고 했나요? 
"북천에서 견디는 일은 무기력했습니다. 문학관에서의 일상은 손님이 없을 때도 많으니까요. 
연작시에 대한 생각은 부정적이었는데 자연스럽게 연작시를 쓰게 되었어요. 
행갈이며 선택한 소재를 여러 가지로 고민을 좀 했습니다. 삶의 현장과 죽음을 생각하는 것, 죽음 속에서도 다시 살아나는…… 
―삶과 죽음을 동시에 보는 문학관을 심사위원들이 이야기 한 적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한복집에 취직해서 바느질도 하고 정신병원에서도 근무해 보았습니다. 시인은 생득적인 것과 습득적인 것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저도 생득적입니다. 중학교 때까지 전기도 안 들어온 곳에서 살았습니다. 그 시절 한하운 시집을 읽고 70년대 중반 고3때 강은교, 신대철 시를 읽으며 신춘문예를 한번 해볼까, 80년대 한복바느질 할 때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90년대 초 민중시가 한창일 때 가락동 장돌뱅이로 있을 때 진주시 문학상 최고의 상을 2회 수상했습니다. 저도 혼자 공부한 것은 아니고 김언희 선생한테 6~7년 사숙했습니다. 
'내 허락이 떨어질 때까지 응모하지마라.' 그대로 허락 후 응모하여 떨어지지 않고 시인이 되었습니다. 
시집 3권을 냈는데《상가(喪家)에 모인 구두들》(2004) 《나는, 웃는다》(2006) 《저녁의 슬하》(2011) 등 3권의 시집을 펴냈으며 두 번째 시집은 6쇄를 찍었습니다. 
시 쓰다가 빨래 휑궈 달라하면 빨래도 반찬도 다 도와줍니다." 
―시인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독자라 하는데 독자와의 소통에 신경 쓰나요? 
시라는 것은 시인이 쓰고 독자가 완성하는 시, 독자의 몫으로 남겨놓아야 합니다. 
뛰어난 시인은 독자의 몫을 남겨 놓아야합니다. 시법은 독자적 고단수, 시인은 똑똑한 줄 아는데 독자들만큼 똑똑하지 못합니다. 순천 모대학 문창과 강의실에 나가 하루 7시간 연강을 합니다. 가르치는 것은 에너지를 주는 것입니다.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작가는 절대로 설명하지마라, 언술로 표하지 마라.' 시는 끊임없이 감추는 것입니다. 
이병주문학관 사무국장으로 풀 잘 베는 사람으로 시가 가자는 대로 살아있는 동안 시를 쓰는 것이 좋아 앞으로 그냥 열심히 살겠습니다. 온몸을 던지렵니다. 
―북천에서 혼신의 힘을 다하여 재미있게 사는 유홍준 선생님, 북천 잘 지키시기를 바랍니다. 온몸으로 시를 쓰는 유홍준 시인에게 박수를 보냅시다. 
숙제는 한 달에 한 권씩 시집을 읽으십시오. 이번 달에는 유홍준 시집을 읽으십시오. 



  
  
<현재 하동군 북천면 이병주문학관에서 사무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순천대 문예창작학과와 동의대 문예창작학과 대학원 강사로 출강하고 있다.한편, 소월시문학상은 향토성 짙은 서정으로 한국시의 영역을 넓힌 소월 김정식의 시 정신을 기리고 계승하기 위해 1987년 문학사상사(文學思想社)가 제정한 상으로, 해마다 수상작을 선정·시상한다. 
심사위원들(김남조·오세영·권영민·김승희·문태준)은 "시적 시공간의 설정 자체가 일상적 경험과 연결되어 있지만 죽음에 관한 시인의 사유 방식이 그 폭과 깊이를 더하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 한국 현대시 가운데 주목되는 성과에 해당한다"고 평했으며 "'북천'이라는 공간은 삶의 터전이지만 일련의 연작 시편들을 통해 일상적 현실과 거리를 둔 채 죽음의 시공간으로 이어지고 있고, 시인은 '북천'을 죽음의 거처로 단순화시키지 않고 생명의 종말과 그 새로운 탄생이라는 순환적 의미의 새로운 공간으로 만들어 냄으로써 서정시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였다"라고 덧붙였다. 
꾸준히 자신의 음역을 넓혀온 유홍준 시인은 시집. “독자적인 발성법으로 해체시와 민중시 사이에 새로운 길 하나를 내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최근 그의 작품들은 한층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감각으로 우리 삶을 더욱 농밀하게 그려내고 있다. 삶의 의외성과 돌연성을 능숙하게 구사하는 거침없는 시세계가 대담하면서도 경쾌하다.  
유홍준 시인은 1962년 경남 산청에서 태어나서 1998년 『시와반시』신인상에 「지평선을 밀다」 등이 당선되어 등단했고 시집으로『喪家에 모인 구두들』『나는, 웃는다』『저녁의 슬하』가 있으며 2005년에 젊은 시인상을, 2007년에 시작문학상과 이형기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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