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민문자
새는 날개로 날아야 한다
창공을 훨훨 날아야 한다
날지 못하면 새가 아니다
봄빛 연두색 앵무새 새끼 한 쌍
선물 받은 노부부 기쁨도 잠깐
적막을 깨우고 우짖어대는 소리
애물단지 되기 십상이다
창살 새집 속에서 간장을 에이는
알 수 없는 새 울음 끝이 없다
언제 자라서 사람 음성 흉내로
즐거움을 선사할까
새는 창공을 훨훨 날아야 한다
두 날개 활짝 펴고 날아야 한다
노부부는 새장의 문을 열고
허공 속으로 앵무새를 날려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