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정의 꽃
민문자
말라비틀어진 볼품없는
가늘디가는 어린나무 하나
박토에 버려져 뿌리내렸다
어느 날 한 여인의 눈에 띄어
그녀의 정원에 심겨져 사랑을 받았지
큰 가지는 뻗었지만
꽃 한번 못 피우고
청청하기만 하던 나무도
무정한 세월에 고목이 되고
여인도 칠순을 맞았다
봄날 윙윙 소리에 깜짝 놀라
그녀의 시선이 멈춘 곳
고목에 환한 꽃이 필 줄이야
뒤늦게야 피어난 꽃
아, 소정의 꽃이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