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바람 타고 하늘나라 오른 여인
민문자
봄이 무색하게 은세계로 뒤덮인
경인년 3월 10일 아침
이제 겨우 이순(耳順)을 넘긴
문우의 부음이 날아들었다
사십 대에 병들어 이혼하고
홀로 신장투석 끝에 하늘이 준 선물
신장이식을 하고는 새롭게
문학에 대한 열정으로 새 삶을 구가하던 문인
한 점 떨군 피붙이가 있어
남편 사후 다시 시집으로 들어가
자신의 자리를 되찾고
시어머니께 할 일 다하고 누구도 부럽지 않게
당당하게 세상을 활보했는데….
병마와 싸웠던 긴 시간
문우 모두가 박수를 보냈는데
어이하여 이번에는
그 병마를 물리치지 못했는가
나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다
이 봄날
맑은 눈바람 타고 하늘나라 오른 그대여!
무엇이 그리 급했는가
우리 문우들 좋은 자리, 그대 선점해 두려는가
공채시원(孔采詩園)에 가서 할 시(詩) 공부가 급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