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길목
민문자
봄바람 살랑대는 뒷산
산책 나온 꼬부랑 할아버지
가파른 나무계단 가장자리에서
작은 나무판자 시비 바라보며
더듬더듬 시 낭독
봄 마중 나온 아낙네 다가서며
“할아버지, 함께 다시 읽어요”
임승천 시인의 시 「꽃피는 가장자리에」
낭랑한 소리 날개를 달고 훨훨
온산에 아롱아롱 봄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듯
* 꽃피는 가장자리에 / 임승천
그 마지막 길에서
늘 그랬던 것처럼
호수의 얼굴로 다가와 바라볼 일이다
마르지 않는 샘물을 보며
내내 기다리던 순간은
불꽃의 순간을 타오르고
오다가 다시 가버리는
봄의 따스한 전경 앞에
소망스런 빛으로 남겨지는 일
그것은 다시 사는 징조
진정 다른 봄이 올지라도
조용한 소리의 빛깔로 남을 일이다
다시 피는 꽃의 가장자리 거기 있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