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문자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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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한 인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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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문자 |
추천: 0건
조회: 2794 등록일: 2024-12-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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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한 인생 민문자 자신이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 버킷리스트가 무엇이냐고 한다면 우리 부부 팔봉산을 잘 넘는 것이었어 나는 탄생부터 가누기 힘든 신체 건강하게 세상 살아가는 것이 우선 이 땅에서 일찍 사라지지는 말아야지 다행히 팔봉산을 겨우겨우 넘어섰다 내 인생 희로애락을 뒤돌아보니 배우자 지팡이와 함께 팔봉산을 넘어섰다는 것이 가장 자랑스럽다 반세기 이상 동고동락하며 잘살아냈다 다행히 나이 들수록 건강해져서 아이들 낳고 배우자와 티격태격 누군가는 우리 부부를 보고 말한다 마치 소꿉놀이하는 것 같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음 잘 잤네! 안녕히 주무세요! 먼저 들어가 잡니다 어쩌다 인사 잊는 날은 화를 벌컥 인사도 없어요? 그날그날 일기 쓰듯 기록한 서책書冊 부부시집 두 권 수필집 두 권 칼럼집 두 권 자작시집 일곱 권 시서화詩書畵 도록 한 권 모두 열네 권이다 너무 늦게 피어나기 시작한 노을꽃 지난해에는 생활문화센터·신도림에서 화려한 서예전을 열었지 마치 천국 같았어 엊그제는 제1회 구마루 잣절공원 시낭송회 대한민국 제일의 소프라노와 테너도 모시고 우리 가곡과 이태리 민요와 시낭송 팬풀룻과 섹스폰도 즐겁게 연주한 황홀한 잣절공원 밤풍경과 더불어 행복했어요 매봉산 산그림자도 내려와서 박수를 쳤다 (2024.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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