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황혼
민문자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 유아에서 성인이 되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타인으로부터 도움을 받고 성장하였는가?
긴 것 같으면서도 짧은 우리들의 인생
알게 모르게 많은 사람의 도움으로
자신이 현재의 위치에서 사람 노릇을 하고 있는데
그것을 자각하고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생활하는 자
이 세상에 과연 몇이나 될까요?
식물이 자라서 꽃이 피고 열매를 맺으면
결국은 시들어 죽고 마는 것처럼
우리 인생도 늙으면 세상에서 사라져야 하는 운명
그 과정의 노년이 당해보니 너무 서글프다
부모와 선생님 그리고 수많은 사회로부터의 도움에
그동안 나의 생활은 인생의 쓴맛 단맛 희로애락을
모두 경험한 어쩌면 열심히 살아온 수많은 이들 중
그래도 보람을 찾고 만끽한 행운아였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인생의 정상이 팔봉산이었던가?
팔봉산에 오르고 보니 기억력 감퇴인지
가끔 알고 있는 것 같은데 건망증인지
입으로 나올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다
그리고 감각이 둔해진 허리와 다리, 어깨가 아프고
긴 시간 보행이 어려워 일상생활이 여유롭지 않다
나무도 늙어지면 볼품없는 고목으로 변하는 것처럼
우리 인생도 그러려니 하고 감수하는 수밖에
얼마 남지 않은 짧은 나의 여명 어찌 보낼 것인가?
육체처럼 마음도 늙었으면 좋으련만
늘 마음은 청춘이니 이것이 문제로다
(2024. 3.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