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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문자 시인
부부
작성자: 민문자 추천: 0건 조회: 3921 등록일: 2024-05-22
        부부

                                      민문자

 

아침 식탁에서 서쪽 창밖 동산을 바라보니
앙상한 나뭇가지에 하얀 눈이 내린다
문촌과 소정 결혼 53주년 기념일
감개무량해서 발렌타인 17년산으로 건배를 했지
우리 집에 와서 20년도 더 된 술이다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 일부일처로
반세기 이상 해로하는 비율은 얼마나 될까?
우리 부부가 가장 존경하는 어머니들도 경험 못한
반려자와 함께 반세기 이상
동고동락해 왔다는 것이 못내 자랑스럽다 

비록 우리 부부 건강한 몸은 아니지만
여기까지 목숨줄을 이어 왔다는 것
조상님들의 음덕에 힘입어 하늘이 내려준 수명
천명을 다할 때까지 서로를 존중하면서
늙은 부부 더욱 소중히 사랑을 살찌우고 싶다

 
(2023.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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