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문자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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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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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문자 |
추천: 0건
조회: 4167 등록일: 2022-1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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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떡 민문자 우리 집 하느님이 호떡이 먹고 싶단다 찬바람이 나면 여기저기 길가에 호떡 장수가 많이 등장하더니 먹고사는 걱정 없이 부자나라가 되어서인가 근래에는 꿀 흐르는 그 달콤한 호떡 보기가 힘들다 구로역 2층 통로에나 가야 호떡 장수를 만날 텐데 마침 외출할 일이 있어 잘됐다 싶어서 걱정하지 말라고 호떡을 사다 드리겠다고 하고 집을 나왔다 귀갓길에 지인의 자동차에 동승하고 그만 구로역을 지나쳤네 태산 같은 한숨을 쉬며 호떡 걱정을 하였더니 마트에 가면 호떡 재료가 있다고 알려주어서 처음 보는 호떡 믹스를 사 와서 만드는 법을 숙지하고 옛날 호떡장수들의 손놀림을 상기하면서 열심히 만들었네 사다 먹지! 내 모습이 어설퍼 보였던지 핀잔이다 묵묵부답으로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노릇노릇 구워 냈지 참 좋은 세상이 된 것을 또다시 느끼네 생각처럼 예쁘게 만들지는 못했지만 계란 두 개를 넣어서인지 저녁 식사 대용이 된 호떡 하느님께서 참 맛있다고 하네 모두 열 개 중 네 개를 드시고 나는 두 개를 먹었지 나머지는 잘 두었다가 내일 먹어야지 이 좋은 것을 진즉 몰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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