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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문자 시인
콩나물비빔밥과 결혼기념일
작성자: 민문자 추천: 0건 조회: 4318 등록일: 2021-12-26

콩나물비빔밥과 결혼기념일

 

                                            민문자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튿날 우리 결혼 51주년 기념일

요즈음의 소소한 행복을 오래 누리고 싶은 욕심에

콩나물밥 아침상에 오래된 오디주로 건배를 하다가

맏동서의 생신이 마침 오늘이어서 정중히 전화했네

생신 축하의 말씀을 전하면서 점심을 대접하고 싶다 했더니

돌아온 대답은 ‘날씨가 추우니 다음에 하자’

아들 내외와 두 손자를 맞이하려는 속내를 설핏 읽었지

 

그래, 우리 부부 섭섭한 마음은 접어두자

그만큼 하는 놈들 대견하게 생각하자, 대행이지 뭐!

지난해에는 꽃다발까지 안겨드리며 점심 대접을 했는데

공연스레 심술이 난 내 속내란 나도 알 수가 없네

풀리지 않는 내 심사 애꿎은 남편만 들볶았지

아침 일찍 용돈 모아 현금 봉투 건네받은 것도 잊어버리고

손아래 동서가 윗동서한테 나만큼 하는 사람 있으면 나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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